북면 검성리에는 제비할머니가 산다. 박춘자(86세)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7년 전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홀로 고향집을 지키신다.

그런데 이 할머니 집 추녀 밑에 요즈음 보기 드문 제비가 열세쌍이나 둥지를 틀어 화제다. 올해는 열세쌍이 새끼를 쳐 다 떠나간 뒤, 뒤늦게 두 쌍이 더 찾아와 새끼를 낳아 길러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제비둥지가 아홉 개였다. 그런데 지금까지 찾아오는 제비들을 돌보아 주었고, 작년에 새끼를 치러온 어미 제비 한 마리가 대왕거미 줄에 걸린 것을 살려 주었더니, 올해 둥지 네 개를 더 지었다는 것이다.

처마 밑은 배설물로 엉망이고, 시끄럽기 짝이 없다. 아무리 성가셔도 할머니는 제비들의 염원을 들어 준다. 제비들도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 지, 동료들을 더 데리고 왔다.

동네 사람들은 박 할머니를 ‘제비할머니’라 부른다. 할머니의 마음 씀이 하늘에 닿은 걸까! 4남1녀의 자녀들이 한결같이 건강하고 다 잘 산다고 한다.


                                                                /김정순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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