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논단]

울진군에 넘어와 6~7년을 잠 잔 원전특별지원금 647억원.

이 돈은 울진에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모를까. 그 외에는 사용처를 울진군민 마음대로 결정해서 쓸 수 있는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만한 사상 최대의 액수이다.

이 지원금을 현재 울진군 인구 약 6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100만원이 넘고, 가구당 인구를 3인으로 잡을 때 호당 약 300만원 씩 돌아 올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잘만 쓰게 되면, 울진군이 달라지고 미래 발전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울진군은 이 돈의 용처를 찾지 못해 6~7년 동안에 가만히 앉아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그동안의 인플레로 돈의 가치가 줄어 들었고, 그에 대한 이자수입 또한 수백억원이 울진군의 세입이 되지 못했으니... 울진사람이라면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다.

이에 대해 본지는 수차례 이러한 울진군의 직무유기 사실을 언급하면서, 광범하게 주민여론을 공청하여 조속히 이 돈의 사용처를 결정해야 한다고 환기시켜 왔다.

그러나 군은 지난해 말 갑자기 시급히 사용해야 될 사업이 있는 것처럼 서두르더니, 결국은 군민 대공청회 한번 열지 않고 졸속처리하고 말았다.

군과 의회는 야합하여 수십여 가지의 사업에 쪼개어 쓰기로 사전 합의하고, 몇몇 심의위원들을 들러리 세워 나누어 먹기 식의 용처를 결정했다.

그동안 신군수 재임기간 4번, 김군수 들어 1번 이 돈을 푼돈 만들어 쓰려다 좌절된 적이 있었다. 군의회가 이를 부결시킨 이유는 같았다. 그것은 이 돈 만큼은 주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 특별한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신군수는 한번도 주민공청회를 열지 않았고, 김군수는 형식적인 절차만 거쳤을 뿐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참아가며, 큰 일을 치르기 위해 종자 돈 즉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지혜를 발휘하곤 했다. 그것은 아들 장가 보낼, 아들 대학등록금을 마련할 밑천으로 송아지 한 마리를 얻기 위해 온가족이 나서 일년내내 배메기 소를 길렀던 것이다.

647억원 이 돈이면 울진 발전의 종자돈으로서는 충분한 거금이었다.

우리는 이돈이 어떤 기준하에 용처가 결정되고 쓰여져야 할 것인가를 누차 표명해 왔다.

그것은 첫째 국도비가 지원되어 타 시군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될 사업에는 지출되어서는 안되며, 직 간접적으로 군민전체의 편의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

그리고 일회성 또는 소비성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군 세입원의 수익사업 또는 울진발전을 유인할 수 있는 사업에 쓰여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금번 군의회에서 의결한 수십가지의 사업들은 모두 이 원칙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군과 의회는 이번 결정이 주민여론을 다양한 방법으로 수렴했고, 의회 의결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다수 군민에게 공평하게 수혜가 돌아 갈 지역개발, 주민복지, 문화관광산업진흥, 그리고 주민화합적 사업에 쓰기로 했다고 강변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귀중한 목돈을 이렇게 푼돈 만들어 쓸 바에야 호당 300만원씩 공평하게 나누어 주는 것보다도 못한 한마디로 주민 무시의 결정이었다고 한다.

울진군은 정말 이 돈을 유용하게 쓸 능력도 의사도 없는 집단인가...

울진군청사 등 관내 관공서의 울진중간지점 4차선 변에의 집단화 이전, 망양정 일대에 영덕 강구의 <삼사해상공원>같은 관광 휴식광장의 건설, 분천~울진 간의 철도건설을 위한 부지 확보, 기성공항에서 인접하여 울진~울릉도를 연결할 여객선 터미널 건설과 페리호 운항, 바다 연접 태백시에서 건설 중인 수개의 전지훈련용 잔디 운동구장의 건설, 특정한 분야의 대형 테마관광 시설의 설치, 혹은 울진군에서의 민자유치 계획중인 골프장 건설에의 집중 투자 등 울진의 미래를 설계할 대단위 단일사업은 구상하고 연구하면 얼마든 지 생각해 낼 수 있었다.

혹자의 이 돈 전부를 쪼가리 내 쓰느니, 몽땅 울진군의 <장학재단 기금>으로 세워, 수능 일정 점수이상의 학생들에게 4년 동안 대학등록금 전액을 지원하여 영구세세 지역인재도 육성하고, 가정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없도록 장학사업을 했어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에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원전특별지원금, 말 그대로 특별히 지원되는 특별한 돈이다.
그래서 이 돈은 특별하게 쓰여져야 했다.

그러나 눈이 있으면 들여다 보라! 금번 울진군에서 쓰기로 결정한 원전특별지원금으로 편성된 예산. 여기에 여타 시군의 일반적으로 편성된 보통예산 내용과 무엇이 다른가를...

김용수 군수가 다음 선거에서 재선을 노린다고 한다.
과연 이래 가지고서야 우리의 리더로서 충분한 자질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런 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이를 견제해야 될 군의회, 우리의 대변자들. 우리가 희망을 걸고 기다리고 있어야 할런 지 그들 또한 마찬가지다.

뒤 늦은 감이 있지만, 울진군과 군의회는 지금이라도 이 돈의 용처를 재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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