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정지용신인상 수상 작가
배정훈 시단 ---
청 어
배 정 훈
1996년 겨울
동해로 야반도주 했던 밤
새벽 아버지 손 가득 검은 봉다리
묵호항 알배기가 꼴똑찬
청어가 가득 들어있었다.
오천원에 열다섯 마리
부산에선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청어.
급히 얻은 월셋방
일주일 내내 청어만 먹었더랬다.
그 맘 때 청어는 풍어라
그 많던 가시를 바르며 먹던
청어알의 매끄러움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리고 그 청어알이
아버지 굳어진 눈물인 것도
나는 몰랐다.
해가 갈수록
청어가 나질 않는다는데
초록색 술병 들고 돌아앉은
우리 아버지 데리러
청어야
다시 한 번 가지 않으련?
◆배정훈 작가 약력 - 국립안동대학교 국문과 졸.
시집 <따뜻한 세상보기>
⇨2013년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50선 당선(묵호항)
⇨2013년 제1회 울진신문사 주최 울진문학상 최우수상 입상(우시장)
⇨2014년 제12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시가 내게로 왔다)
⇨2015년 동양일보사 주최 제21회 정지용신인상 입상 (죽변)-등단 ⇨2016년 제13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