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정지용신인상 수상 작가

 

  배정훈 시단 ---

 

   엄마를 쓰다
 

   배 정 훈



늦은 밤
엄마의 마른기침 소리
나는 거실에 몰래 불을 밝히고
약통에서 용각산을 찾는다.

귀에 거슬리는 것이다.
어제가 소설(小雪)일진데
지리한 가을장마에 지쳐
눈이나 옴팡지게 내렸으면 하는
거칠고 굽은 마음

책임의 모퉁이에 들어선 나는
효자손보다 내 손끝이 야물다는
그 말 한마디에
엄마를 쉬이 밀어내지 못한다.

가난한 십남매의 맏며느리
사연 많은 농군의 아내
그래도 환갑 지난 아버지가
여즉토록 외사랑 하는 아씨일손가.

달 밝은 밤
방문을 열고 보니
지금은 그 아씨 간 데 없고
돌배기 손녀 끼고 자는
내 어머니.


 

◆배정훈 작가 약력 - 국립안동대학교 국문과 졸.
시집 <따뜻한 세상보기>
⇨2013년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50선 당선(묵호항)
⇨2013년 제1회 울진신문사 주최 울진문학상 최우수상 입상(우시장)
⇨2014년 제12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시가 내게로 왔다)
⇨2015년 동양일보사 주최 제21회 정지용신인상 입상 (죽변)-등단 ⇨2016년 제13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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