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을 맞게 될 때마다 나는 어린시절 읽었던 책 「거미의 줄」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은 일본인 작가 ‘아주다가와 류노쓰케’가 쓴 책이며, 다음과 같은 줄거리였다.

“어느날 부처님이 천당을 거닐고 있었는데 아래쪽 멀리 지옥이 눈에 띄었다. 붉은 피바다 속에서 헤쳐나오려는 많은 중생들을 가엽게 여긴 부처님은 『저 무리중에서 구제해 줄 만한 자』는 없을까 하고 한사람 한사람 살펴 보았다.

남편을 죽인 독부(毒婦), 살인강도질한 자, 부모님을 학대한 자, 어린 자식을 버린 자, 사기꾼, 남의 물건을 훔친 자 등 나름대로 지옥으로 떨어졌을만한 사연이 있는 자 들이었다.

그런 무리중에 ‘간다다’라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간다다’는 강도질 하다 경관에게 쫓겨 도망치고 있었는데 그가 막 발을 디디고자 하는 곳에 벌레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었다. ‘간다다’는 급히 쫓기고 있는 순간인데도 이 벌레를 밟지 않고 뛰어넘어 달려가 벌레는 살아 남았던 것이다.

부처님은 ‘간다다’의 그 마음을 갸륵히 여겨 천당으로 올려주려고 ‘간다다’의 앞에 거미줄을 내려주었다.

지옥의 피바다를 빠져나오려고 허덕이고 있던 간다다는 눈앞에 밝게 비친 한줄기 거미줄을 보고 그는 이 거미줄을 타고 지옥을 빠져나오려고 갖은 힘을 다했고 이제 곧 천당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이때 자기가 타고 올라오던 거미줄을 내려다 보았더니, 자기뿐만 아니라 무수한 사람들이 거미줄에 매달려 뒤따라 오고 있었다.

이때 간다다는 이들을 발길로 마구 찼으며 발에 차인 자들은 뚝뚝 피바다로 떨어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부처님은 슬피여기며 그만 거미줄을 끊어 버렸고 간다다는 다시 지옥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줄거리였다.

남의 입장도 헤아리는 관용의 덕과,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을 안겨준다는 것은 불타(佛陀)의 윤리라 여긴다.

탐욕, 성내는 일, 그리고 어리석은 일을 삼독(三毒)이라 했으며, 불심은 곧 이 삼독이 없어진 마음이 아니겠는가.

석가탄신 2548년을 맞으며 60년전 읽었던 「거미의 줄」을 다시 되새기며, 상생(相生)의 정치도, 우리의 행복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먼저 이해하는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