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시인/논설위원)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올해 공공기관 청렴도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대상 공공기관은 중앙행정기관(45개), 지방자치단체(광역 17개, 기초 226개), 교육청· 교육지원청(91개), 공직유관단체(230개) 등 모두 609곳이다.

조사 방법은 ▲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 ▲공공기관의 공직자(내부청렴도) ▲전문가·정책관련자(정책고객평가)가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현황을 감안해, 높은 순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종합청렴도를 측정한다. 올해는 총 23만여 명(외부청렴도 158,753명, 내부청렴도 60,904명, 정책고객평가 19,299명)을 대상으로 8월부터 11월까지, 넉 달 간 전화·온라인 조사를 했다.

종합청렴도 점수 결과는? 전체 공공기관 종합 청렴도는 (’17년) 7.94점→(’18년) 8.12점→(’19년) 8.19점 3년으로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2016년 9월 청탁금지법 시행 후 금품이나 향응 수수 등 국민들의 공공서비스 부패 경험이 계속해서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패사건이 발생한 공공기관은 146개 기관, 총 376건이 적발되었다. 사건 유형별로는 행정기관의 경우 금품수수(41.7%), 공금횡령·유용(21.9%), 향응수수(12.8%), 직권남용(11.1%) 순이었다. 공직유관단체는 금품수수(38.6%), 향응수수(31.8%), 채용비리(11.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보면 아직도 일부 공공기관에서 대가성 뇌물을 받거나 나랏돈을 함부로 쓰는 공직자가 있다고 하겠다.

청렴도 순위를 보면, 공직유관단체(8.46점), 교육청(8.07점), 중앙행정기관(8.06점), 기초자치단체(7.99점), 광역자치단체(7.74점) 순으로 청렴도가 높게 조사되었다. 지방자치단체는 작년에 비해 점수가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 결과는 무엇을 말하는가? 큰집인 지방자치단체가 작은 집인 기초단체보다 청렴도가 낮다는 것, 즉 윗물은 흐린데 아랫물이 맑다? 어쨌든 한쪽이라도 청렴도가 개선되었다니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경북 지자체의 종합청렴도는 어떠한가? 결론적으로 말해 좋지 않다. 경북도는 작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4등급이다. 경북도교육청도 종합청렴도가 4등급으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경북지역 기초단체 중 종합청렴도 1등급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울진군의 종합청렴도는 3등급으로 전국 군 평균 청렴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공직이란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청렴과 책임의식은 공직자가 지녀야할 가장 기본 덕목이자 책무이다. 꿀 바른 독버섯과 같은 금전적 유혹이나 부정부패에 쉽게 빨려 들어가는 것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국가공무원 전체에 대한 모독이요 수치이다.

최근 울진의 『어촌계 정치망 면허특혜 의혹사건』, 『해외골프접대 의혹사건』, 『승진자 음주사건』 등은 일부 공직자들의 낮은 청렴도와 해이해진 기강이 드러난 사건이다. 친절배가 운동과 청렴행정, 엄정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던 울진군수의 약속을 무색케 하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는 대다수 공직자들의 사기를 반감시키는 것이다.

혹자는 앞에 열거한 사건에 대해 『울진군에도 공무원 노조가 있는데 꿀 먹은 벙어리인가?』 하고 의문을 가진다. 『게는 게 편』, 『아전인수인 걸까?』 『그럼 군민의 공익은 누가 지킬까?』 노조로서 성명서조차 못내는 말 못할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짐작할 뿐.

영어단어로 부패(corruption)는 함께(co-) 망한다(rupt)는 말 뿌리를 가진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부패는 뿌리 뽑아야 한다. 부패가 만연하면 썩어도 썩은 줄을 모르게 된다. 하나의 관행이요 문화인 양 횡행하면서 공정한 기회, 건강한 관계를 가로막고 지역사회를 병들게 한다.

필자는 군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대다수 성실한 공직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대다수 성실한 공직자들의 노력에 힘입는다면 혹시라도 『지역 사랑을 위한 반역’이랄까?』 경북이라는 윗물을 맑게 해줄 아랫물들의 거꾸로 혁명이 가능한, 희망의 공동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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