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50선 당선 작가



배정훈 시단 ---

 

 상경(上京)
 


     배 정 훈


산 능선을 따라
노을이 빛날 때
동쪽 하늘에 손톱달이 떳다.
가을이 서걱서걱 밟히고
내 구두의 굽은 낮아졌다.

낙엽 바스러지는 소리 들릴 때
이것이 나이 드는 것이구나 하며
영주 버스터미널 귀퉁이에 앉아
강남 가는 길 여무는 것을 바라본다.

악어 이빨 가튼 청춘의 갈림길이
제 각각 모퉁이를 찾아드는
도시의 밀림은 신비롭다.

가지런한 아파트 숲 사이로
고된 저녁의 안개가 서고
나를 태운 칠순의 택시 아저씨
당신의 삶은 살수록 저렴해진다며
겸손의 한 수를 얹혀주셨다.

월척(越尺)이다.

이렇게 오늘
서울의 하루를 낚아간다.

 

◆배정훈 작가 약력 - 국립안동대학교 국문과 졸.
시집 <따뜻한 세상보기>
⇨2013년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시 50선 당선(묵호항)
⇨2013년 제1회 울진신문사 주최 울진문학상 최우수상 입상(우시장)
⇨2014년 제12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시가 내게로 왔다)
⇨2015년 동양일보사 주최 제21회 정지용신인상 입상 (죽변)-등단 ⇨2016년 제13회 동서문학상 맥심상(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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