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성 울진발전포럼 총대표

#걱정이 현실로

감사원이 건교부의 「공항확충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건설중인 울진공항에 대해 애초 공항의 영향권역을 지나치게 넓게 설정하였다고 지적하며 개항시기 및 사업규모 등을 조정하라고 건설교통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울진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노선 수요예측의 경우 멀게는 98㎞ 떨어져 있고, 1시간 30분이나 소요되는 영양군 지역까지 울진공항 영향권역에 포함시켜 2020년 기준으로 연간 43만 2천명에 지나지 않는 울진공항의 서울노선 수요를 약 1.5배나 더 많은 59만 1천명으로 과대 추정되었다고 지적했다.

#울진의 딜레마

이미 개항했던 예천공항조차도 얼마 전 폐지되었고, 양양, 포항의 민항노선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울진의 평균적인 주민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공항이 개항된다 해도 2020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1,200명이 항공편으로 서울을 오갈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다.

더구나 근간에는 인구 6만 수준이 이미 무너졌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런 추세를 감안한다면 감사원의 의견은 일면 타당하다. 그러나 전국 최악의 교통오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울진은 교통여건 개선이 절실하다.

하지만 새로 신설되거나 개량될 36번 국도를 이용해 봉화 영양 주민들이 울진공항을 이용할 플러스적 효과와 울진군민이 바로 그 도로를 이용해 서울을 다녀 올 마이너스 효과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것이 울진이 가진 딜레마이다. 더구나 36번 도로를 생태적 대안, 친환경 도로 운운하는 극소수 환경론자에게 발목 잡혀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아득하기만 하다.

#군 입장 설득력 약해

한편 울진군은 국토의 균형개발 측면과 2005 농업엑스포 개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조기완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소개되었다. 그런데 이런 논리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2005 친환경 엑스포가 항공승객 수요를 얼마나 창출할지는 내년이면 실증이 될 것이다. 결국은 울진공항의 개항여부는 민항사의 경제성이 전제되어야 하며 국토의 균형개발 필요성이라는 논리는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어렵사리 개항을 해도 불 보듯 뻔한 엄청난 적자를 정부가 메꾸어 줄 리는 만무하다. 봉화나 영양군이 울진공항의 적자를 울진군과 분담하겠다고 나올 가능성도 거의 없다. 울진만 하더라도 군민생활에 더 시급한 의료원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 않은가?

#대안은 이용객 늘리는 길 뿐

때문에 소수의 극단적인 환경론자들에게 발목이 잡혀 있는 36번국도 조기개통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생태적, 친환경적 대안도로’ 운운하면서 36번 국도를 지금보다 더한 꼬부랑 오솔길로 만들자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 말장난이 더 이상 울진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울진인구가 최소한 10만은 넘어야 한다. 검은 고양이든 희 고양이든 쥐를 잘 잡기만 하면 되듯이 출향했던 형제자매든 외지인이든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소득수준을 가진 인구가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현재의 울진군민도 급할 대 가끔씩이라도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하루에 적어도 두 편은 운항해야 골프장 이용객도 더 많이 찾아올 것이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

본인은 양성자가속기, 한수원본사 및 2조 6천억원 정도의 정부지원이 뒤따르는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유치를 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를 군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취지로 설립된 울진발전포럼의 대표로서 울진공항의 개항여부도 당연히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관내에 있는 기존의 각급 학교를 포항제철처럼 국내 최고 수준의 초·중·고등학교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울진의 자연환경 자원은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도 있듯이 천혜의 자연환경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생산성 있는 관광자원으로 가꾸어야 한다. 그런 재원을 가져오자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면 울진은 그야말로 역사를 새로 쓰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내다 본 혜안일 수도

만약 이번에 울진군이 다른 지역과의 유치경쟁에서 이길 경우 다소간의 무리는 있었지만 뚝심으로 밀어붙인 김중권 전의원이나 그 이후 정부예산이 계속 투자되도록 노력한 김광원 의원이나 친환경 엑스포를 유치하서 군민의 희망을 가꾸어가는 김용수 군수께서 어찌 혜안이 없었다고 할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함께 연구해 보자고 우리 울진발전포럼과 공식대화의 문을 열어 준 정일순 군의회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여러분이 어찌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없다고 할 것인가?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의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부지공모는 경쟁적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환경단체와도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고, 그들의 견해에도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 울진신문을 비롯한 지역신문이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할 기회를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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