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환 대표 취임사

역설적이게도 지역 언론은 세계화의 첨병이다. 세계의 구석구석에 위치한 지역신문의 고유하고 소중한 역할은 세계화시대에 더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화시대에 가장 대표적인 구호가 바로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이다.

지구촌 구석구석 지역 주민들의 이익과 가치가 무시되는 세계화를 우리는 제국주의적 정복이라고 한다. 제국의 팽창과 지배는 약소국민들의 이익과 문화를 무시하지만, 진정한 세계화는 오지주민들의 이익과 문화까지도 평가한다. 아시아의 오지인 한국에서도 오지라는 울진의 이익과 문화가 무시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일 것이다.

지역신문은 세계화시대에 지역의 이익과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지역신문이 발달되지 않으면, 오지의 생명 부양적 가치가 세계화되는 것이 아니라 제국의 지배이론이 보편화된다. 울진의 이익과 문화를 지키는 것은 세계화시대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겠다.

지역의 이익을 지키는 보루는 바로 지역학교와 지역언론들이다. 학교에서 주입시키는 지식과 언론에서 전파하는 정보가 사람의 관점과 판단을 좌우한다. 각 지역의 이익을 고려하여 판단된 지역언론의 정보는 지역주민들의 가치를 결정한다. 지역언론은 지역주민들의 이익과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세계화시대에 자기 지역의 이익과 문화를 지키는 일은 지역언론의 첫째 의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지역언론은 그 지역의 홍보도우미이면서 동시에 감시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언론은 사회에 대한 비판과 계도의 기능을 갖고 있다. 잘 하는 일에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잘못하는 일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 지역언론은 한 지역의 보배이다. 울진신문은 우리지역을 좋게 홍보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울진의 뛰어난 환경을 지키고 홍보하는 일에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또 울진신문은 울진군의 행정이나 핵발전소의 사업에 건전한 감시의 역할을 해야할 것이다. 군예산이 생산적으로 사용되는지 군민들에게 알리는 것도 울진신문의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전시행정이나 이벤트정책 등으로 예산은 쉽게 낭비될 수 있다. 우리 지역에 위치한 핵발전소의 혜택과 피해도 더 자세하게 토론하게 해야 할 것이다. 핵폐기물 처리장 유치에 대해서 공정한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도 울진신문의 한 임무일 것이다. 울진을 사랑하는 쓴소리나 단소리가 울진신문에 조화롭게 어울리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만사에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재정이다. 오늘날 지역언론들의 재정은 최악의 상태이다. 지금 노무현 대통령을 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계나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 오죽하면 빚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서울의 한강다리나 울진의 방파제들에서 자살의 길을 택하고 있는가.

한국경제의 살인적 어려움 중에서 아마 종이산업의 어려움이 가장 심하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는 KBS와 같은 공영방송은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여 흥청망청 낭비하는지 모르지만, 현재 대부분의 신문들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신문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그 한계점에 이른 것 같다. 애독자들의 울진신문 사랑이 재정적 지원으로도 표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날 미디어가 메시지를 조작하는 폐해를 많이 본다. 실존하는 것만으로 이미 인간은 자신의 이익과 입지에 따라 편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울진신문은 스스로의 입장과 이익을 억제하고 최대한으로 우리지역 주민들의 입장이나 주장을 그대로 반영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 울진신문은 울진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빈 그릇이다.

울진의 이익과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구독도 많이 해주시고 광고도 많이 내어주십시오. 많은 성원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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