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협박과 폭행…생활고에 시달려

지난 10일 새벽 아마 울진이 생긴이래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울진군 근남면 노음리 출신으로 울진읍내 모 아파트에 살고 있던 양모씨(35세)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일가족 5명이 함께 자살했다.

포항해양경찰측은, 그는 부인 이모씨(40세)와 큰 딸(8살, 울진초등 2년) 둘째 딸 (5세), 셋째 딸(3세) 함께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그의 집에서 약 십리 떨어진 울진읍 온양리 양정마을 방파제로 가 바다로 돌진 익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측은 일가족 모두가 사망 직전 몸부림을 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약물 등을 복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무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발견 당시 양씨의 부인은 운전석 자리에서 숨져 있었으며, 양씨는 아이들과 함께 뒷좌석에서 숨져 있어 운전은 양씨의 부인이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양씨는 5대 독자로서 울진시장 입구에서 구두점 등을 운영해 왔는데, 최근 장사가 안되자 부인에게 가게를 맡기고 자신은 울진원전에서 날품팔이 막노동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측에 따르면, 양씨 부부는 장사가 안되고 생활고에 시달리자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결국에는 고리대 사채를 빌어 썼는데, 이를 갚지 못하자 갖은 협박과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수사를 담당했던 최점철 형사계장은 “부채가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넘으면 삶을 포기하여 죽음에 이르게 된다”며, 고리대 사채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을 갚을 희망이 없고, 견디기 힘든 빚 독촉에 이르자 삶을 포기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양씨는 요금을 내지 못해 이미 3개월 전부터 전화와 전기가 끊긴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개인 파산을 신청하기 위한 관련서류들이 발견되기도 하여 안간힘을 다해 살기 위한 방편을 찾으려고 노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리는 2~3일에 일요일 수요일에 한번씩 감고, 팬티는 매일 벗고 갈아 입고, 아빠말 무조건 잘 듣고, 어려운 일 고모한테 얘기하고” 이 내용은 양씨 부인이 남긴 메모로서 당초에는 부인 혼자서 죽으려고 맘을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양씨 부인은 죽기 전날 밤 절친했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는 인사말을 남겼으며, 밤 11시경에는 시댁 본가에 가 시어머니께 용돈을 전하며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더라는 것이다.

10일 의료원 영안실을 찾아 이들의 명복을 빌었던 이웃 주민들과 친지 친구들, 양씨의 70대 노모가 아들의 영정을 안고 실신하자 모두들 잠시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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