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의 사노라면 (6)

 

언제였을까? 확실한 기억은 없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언제쯤 이 노래는 히트 중 히트였다. 지금의 트롯 열풍에 버금가는 인기였을 것이다. 뭘 안다고 꼬맹이들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 마치 재미난 동요처럼 모르는 아이 하나 없이 따라 불렀으니 국민가요였던 셈이다.

그때 그 시절 ‘짜가’가 뭔지도 모르고 신나게 따라 불렀던 꼬맹이가 지금 그 심오한 가사를 되새기며 요지경 세상을 바라본다. ‘짜가’가 판치는 요지경 세상!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지금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진실이 거짓의 프레임에 갇혀 왜곡되고, 거짓이 진실이라는 그럴듯한 프레임에 의해 당당히 활보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덮어놓고 의심하는 것 만큼이나 조심해야 할 것이, 덮어놓고 확인 하나 없이 믿고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가짜’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만연해져 있다. 모두가 그렇고, 또 그러려니 하면서 조심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문제가 생겨도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은 “아님 말고!” 라는 간편한 비상구가 있어서 일까... “아님 말고!” 무책임한 비상구 통로에 상처 받고 목숨을 잃은 사람이 너무나 많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는 것이 사람일 수 있다. 결국 진실보다는 자신이 가진 신념에 따라 보고 듣고 판단한다는 것이 편한 것이다.
네모난 프레임으로 보면 세상은 네모로 보이고, 동그란 프레임으로 보면 세상은 둥글어 보인다. 빨간색 안경은 온통 세상을 붉게 보이게 만들고, 파란색 안경은 세상을 푸른 빛으로 보이게 한다.

어쩌면 내가 철썩 같이 믿어 온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약간을 빈틈을 가지는 것으로서, 갸련하고도 아름다운 진실이 쉽게 묻히지 않도록 도울 수 있을지 모른다.
우겨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타인의 확신에 내 진실을 헐값으로 넘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린 모두 완벽하지도 완벽할 수도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야 요지경 세상을 조금은 반듯하게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지나치게 서둘러 결론짓지 마라! 언뜻 분명해 보인다고 해서 정말 분명한 건 아니다. - 존 버니언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