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문(시인·논설위원)

 

지난 6월 16일, 북한이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지구에 군부대를 다시 배치하겠다고 밝히고,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복구와 서해군사훈련 재개를 예고했다. 9.19 군사합의까지 파기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2000년 6.15 첫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이자 남북평화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이 사그라들고 있다. 게다가 우발적, 국지적 군사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북한이 추가적인 군사 도발에 나선다면 8천만 민족 앞에서 한 약속을 어기고, 그들 스스로 민족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될 뿐이다. 우리 정부의 단호하되 냉철한 대응이 필요하다.

북한의 공세로 남북관계가 위기로 치달으면서, 코로나 확산과 민생위기에 더해 안보마저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비상시국에 국회는 『개점휴업』이다.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라는 오명에서 탈피하겠다던 21대국회가 이제는 『목석국회』가 되겠다는 것인가? 국가안보에 대해서는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 여야는 하루 빨리 국회 파행을 수습하고 정상화해야 한다.

우선 여당은 정치력을 발휘해 『개문발차』한 국회를 잘 수습해야 한다. 야당도 변해야 한다. 법사위원장직을 차지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는 행태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정치권은 국민이 여당에게 177석을 내준 의미를 엄중하게 생각해야한다.

이 와중에 한겨레 신문(2020.6.18.)에 아래와 같은 광고가 떴다.

------------

남북은 5천년 역사를 이어온 같은 민족이다. 한반도는 UN에 동시 가입된 2국가이다.

1.서로 인정하며, 한민족의 역사와 정통성을 지키자. / 2.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 3.서로 비방하지 않는다. / 4.누구도 도발·전쟁 등을 하지 않는다. / 5.핵 없는 한반도를 함께 만든다. / 6. 70세 이상은 자유왕래 하게 한다. / 7.천재·인재 등 재난에 서로 돕는다. / 8.경제는 서로 협력하며 자유 왕래 한다. / 9. 경천애인·홍익인간 정신으로 함께 행복하게 살자.
(나는 6.25전쟁에 아버지(31세), 둘째 아버지(28세),셋째 아버지(24세)를 잃은 9세 소년이었다)

최성규 (사)한반도평화화해협력포럼 이사장

-----------------

이 광고를 보는 순간, 지금까지 나온 남북정치지도자의 어느 선언서보다 일목요연하고 절실한 남북합의 선언문을 보는 것 같았다. 이 광고를 실은 최성규 이사장이 살아온 그간 역정과 평화통일에 대한 절절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6·25 한국전쟁으로 부친 3형제를 모두 잃은 그 슬픔과 이후의 그들 집안이 겪었을 삶을 글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은 피눈물 나는 삶이었을 것이다.

광고 끝 문구인 『경천애인·홍익인간 정신으로 함께 행복하게 살자.』 그렇다. 전쟁 없는 평화를 바탕으로 행복하게 겨레가 함께 사는 것! 대한민국 보통 국민들의 한결같은 소망이 아니겠는가. 정치권은, 그리고 남북의 지도자는 이런 겨레의 소망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