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길 울진중앙교회 원로장로

 

오래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흐르는 강물처럼’ 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를 통하여 보여주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서 줄거리는 잊어도 그 영화의 포스터에 나오는 낚시하는 그림은 오래도록 잔상으로 남아있는 영화입니다.

줄거리 내용을 보면, 장교 출신의 아주 보수적인 목사 아버지에게 노만과 폴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사랑의 표현과 칭찬을 잘 못하는 완고한 성격이었지만, 두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낚시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어려서부터 아들과 함께 경치 좋은 곳에서 낚시를 가르쳐 주는 데 큰 아들인 노만은 아버지가 가르쳐주는 대로 순종적이었지만, 둘째인 폴은 낚시는 좋아하지만 아버지의 방법이 아닌 자신의 방법으로 낚시를 즐기곤 했습니다. 성격 그대로 큰 아들 노만은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적이어서 아버지 곁에 있으려 했지만, 좋은 대학을 졸업한 우수한 인재였기에 대도시의 유수한 대학의 교수로 떠납니다.

그러나 둘째 아들 폴은 어려서부터 아버지께 반항적이었고 할 수만 있으면 빨리 독립하고 싶었지만, 그는 멀리가지 못하고 고향에 남아서 작은 신문사의 기자로 살아갑니다. 후일 폴은 도박에 빠져서 많은 빚을 지고 결국은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길거리에서 폭행을 당하여 사망하게 됩니다. 아들의 장례식을 치른 주일날 목사인 아버지는 설교를 통해서 아들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깁니다.

그와 함께 “내가 여러분에게 이런 저런 좋은 말을 하지만 막상 너무나 큰 일을 당하면,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거의 돕지 못합니다. 무엇을 도와야 할지도 모르고, 때로는 그들이 원치않는 도움을 주곤 합니다.” 라는 가슴 찡한 고백적인 설교를 합니다.

세상에는 효자와 불효자가 있습니다. 효자나 불효자나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효자도 불효자도 부모의 모습을 닮으며 그 이름이 족보에 오릅니다. 둘 다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습니다. 그러나 불효자가 받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감동입니다. 효자는 부모를 보면서 마음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그 마음속에 부모의 은혜를 잊지 못하면서 늘 흠모하는 자식입니다. 그러나 불효자는 그 중심에 부모를 향한 마음의 감동이 없습니다. 부모의 은혜를 모릅니다. 그래서 불효자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무엇으로 받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마음의 감동으로 받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받는 특별한 은혜는 하나님께 감동을 받는 것입니다.
하늘을 보나, 땅을 보나, 세상 어디를 보든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하여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은 복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것이 감동입니다. 감동의 사전적 의미는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임’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 그리고 쾌감과 불쾌감도 감동 때문입니다. 감동이 있으면, 행복과 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 곁을 지나갑니까. 그들은 다 이해할 순 없지만, 그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설득하려고 고집하거나 이해하려고 고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사랑의 마음이 있는 곳이 우리의 가정과 일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박호길 울진중앙교회 원로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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