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영(세무사 문도영사무소)

[고향으로부치는편지 열일곱번째]“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불러본 애국가의 첫 소절이다. 백두산 보다 먼저 나오는 동해물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단어이다.

청소년 시절 내가 울진에서 태어나고 성장하는 것에 대하여 한없는 컴플렉스로 가슴에 큰 응어리를 안고 자랐었다.

내 고향 울진은 서울로부터 가장 먼 곳 중의 한곳이며 도청이 있는 대구로부터도 가장 먼 곳이었다.

대도시로부터 먼 곳인 장소적 한계로 문화 및 교육의 혜택이 가장 낙후된 곳이며 다른 곳이 비하여 상대적으로 농지도 부족한 편으로 생활형편도 아주 열악한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곳은 동해바다가 있는 청정 천혜의 관광지로 자랑스러운 곳이요, 부모님이 계신 곳이며, 내 마음의 영원한 고향이다.

내가 고향을 떠나 대구에 살게 되었을 때 가장 답답한 것은 바다를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인 분지로 앞을 봐도 답답하고 뒤를 돌아다 봐도 답답할 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내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창가로 가서 눈을 지그시 감고 쪽빛 고향바다 그 얼굴을 그려보곤 했다.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 은은히 들려오는 파도의 노래, 한가로이 노를 저으며 미역을 채취하는 아버지의 모습 ....

기성 구산 초등학교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토끼 쫓고 멱 감던 솔숲과 은모래밭은 유명한 구산해수욕장이 되어 있고, 소 먹이며 친구들과 뒹굴던 뒷동산에는 지금 울진비행장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관동팔경인 월송정과 명사십리 울창한 해송림과 남대천 군무봉과 가물치와 청설모가 노니는 녹화정, 그 속에 아늑히 자리한 평해중·고등학교, 그곳이 차마 꿈에도 잊지 못할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학교일 것이다.

대구에서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부임한 선생님들께서 학교환경에 대하여 감탄하던 말씀들이 이제서야 진실로 다가온다.

평해중·고등학교 시절 여름방학이 되면 형과 동생과 함께 앞바다에 가서 하루 종일 천초 도박 미역을 채취하고, 전복 성게 백합조개를 잡아 팔아서 공납금에 보태려면 등어리가 서너번 벗겨지고 아물고 하여야 여름이 지나가곤 했다.

겨울 방학이 되면 땔감이 부족하여 아버지와 우리 형제들이 노동 사기막 10여리 길을 군대 항고도시락에 밥을 가득 담고 시원한 김치를 싸서 리어카를 끌고 가서 아카시아 나무를 한 리어카 가득하여 가족이 힘을 합쳐 끌고 오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릴적 먹던 회와 자연산 멍게, 성게, 소라, 백합, 젓갈에 버무린 진저리, 미역꾸덕지(미역귀), 오징어 및 가자미밥식혜 이 모두 잊지 못할 울진 고향의 맛이다.

우리 울진에서는 2005년에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농법을 알리는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를 개최하게 되었으며, 지난 연말에는 해양수산부로부터 『관광형바다목장화사업』이 유치확정 됨에 따라 들판에는 친환경농법, 바다에는 목장화, 군 전역에는 사계절 관광객이 넘쳐나는 살맛나는 고장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울진인의 자긍심으로 홍보대사 역할에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문도영은....
기성 구산초등학교, 평해중·고등학교, 한국방송통신대 졸업 / 국세청 23년 근무 / 대구시 북구 노원1가에 세무사 문도영사무소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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