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편집국장

[울진논단]나는 최근 헌법재판소의 수도이전특별법 위헌결정문을 읽으면서 과연 이 판단이 순수한 재판관들의 법리적인 판단의 결과인가, 아니면 재판관들도 인간임으로 해서 국민정서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인 감정이 내포된 국정상황적 판단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견이 크게 두가지로 갈라지고 있다.
하나는 정부가 국가 중대역사를 바꾸려 하면서 충분히 국민여론를 수렴하지 않은 독단적인 추진에 제동을 걸기위한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초기의 법전으로부터 출발 관습헌법을 위반했다는 위헌성의 논리를 도입한 것은 논리의 비약으로 지나친 정치적 법리판단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영남의 대표정치인 격인 한나라당의 강재섭의원은 한마디로 “관습헌법도 모르나...”라고 말하여 금번 결정을 지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요즈음 여당의 대표적인 이론가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시민의원은 “우리는 「경국대전」 밑에서 살아 고생이 많다”라고 표명하여 한편 실소를 금치 못하지만, 그의 예리한 판단능력이 돋보인다.

우리는 행정, 인구, 경제 등을 비롯한 온 나라의 모든 것이 수도서울에 과잉 집중되어 그 비효율성이 드러난 지금, 수도 서울을 어딘가에는 언젠가는 옮겨야 한다는 데는 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재 국정상황은 이렇게 자신의 위치와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울진의 상황도 현재의 국정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한가지 군정현안을 두고도 자신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을 볼 때, 국정통합과 마찬가지로 군정통합 문제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 수 있겠다.

물론 누구든 어떤 일이든, 상대편의 반대 입장에서 이면을 살펴보아야 그 전체를 파악할 수 있고 시행의 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려와 발전적 비판을 넘어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어떤 일에 흠집을 내기 위한 수준으로까지 과장된다면, 그것은 그 사회 전체 구성원들에게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다.

최근 우리군에서 추진 중인 「2005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에 대해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그 동안 본지에서는 이 사업의 추진에 대해 군민들의 여론수렴이 미흡함으로서 사업의 타당성이나 적격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시간과 경제적으로 투입된 자원들을 볼 때, 그러한 문제들을 검토할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이 사업을 통해 우리 울진군이 어떻게 발전하고, 울진의 위상을 높여 나갈 지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친환경 농업은 우리 인류가 실천해야 할 문제이고 세계적인 문제이며, 우리 국가적 문제이고 한국농민 전체의 문제이다.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울진에서, 그것도 대한민국의 최고 오지이자 사람들의 관심 밖의 지역인 울진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공식승인을 받고, 울진에서 주도해 나간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마저 느낄 정도이다.

그리하여 85억원의 국도비와 정부교부세를 얻어왔지만, 군은 행사 총 비용을 약 170억원으로 잡고 있는데, 나머지 비용 약 85억원을 울진군에서 부담하는 것은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러나 울진군은 이 사업을 통해서 유무형으로 얻어질 울진군의 이익이 비용보다는 훨씬 클 것이라는데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수십억 더 든다 할 지라도 이 국제적인 사업의 성공을 위해 위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울진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비 85억원에 대해서는 50억원을 한수원에서 5억원을 농협중앙회에서 지원해 줄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임대료 수입 3억원과 입장권 판매수입에서 약 40억원이 예상돼 수입예상액이 모두 98억원으로 사실상의 군비 부담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는 울진의 엑스포 이후를 고민하기 시작해야 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울진군 유사이래 가장 큰 행사, 이 행사를 통해 반드시 따라 올 울진군의 도약의 새 이미지를 어떻게 울진군의 실질적인 이익에다 접합시킬 수 있을 것인가! 울진군의 농민들의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정말로 우리군의 ’05년 엑스포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울진군이 정말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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