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돌만 남부지사장.후포역사연구회장

[울진칼럼]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송이를 귀하게 여겨왔다. 깊은 산속의 향기를 담은 신비의 버섯으로 일송이, 이능이, 삼표고, 사석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수많은 버섯 중에서도 송이를 으뜸으로 꼽는다는 말이다.

그 향이 깊은 산속의 냄새같고 씹히는 맛 또한 각별하다. 다른 버섯은 구우면 축 처지지만 송이는 그 자태가 처지지 아니하고 그 반듯한 자태가 그대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송이의 계절이 왔다. 나는 내 고장의 특산물에 대한 관심이 있어 지난 4월에 대게에 관한 글을 신문지상에 올린 적이 있다. 관광울진의 대명사처럼 따라다니는 울진대게와 송이는 울진의 산과 바다 자연 생태의 보고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이번에 쓰고자 하는 것은 송이의 역사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 그리고 음식문화적 가치와 민속적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를 송이를 주제로 하여 2회에 걸쳐 쓰고자 한다.

▧ 고문헌으로 보는 송이의 역사
송이는 고문헌 속에서 문학적 소재로서 등장하기도 한다.
고려시대의 목은집(이색, 1328-1396)에 “走筆謝閔祗侯惠松 ”란 시를 써서 송용(松茸, 송이) 보내온 친구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松山 부는 바람! 내린 이슬아 정녕 중추 가까운가 보는구나.
붉은 玉의 진액 좋은 모양 이루어 흘러갈 듯 매끄럽구려
늙어 병든 몸 입맛을 잃지 않아. 나 스님, 찾아 高尙히 지내고자」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 원년에 송이(송용 松茸)를 명나라 사신에게 선사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송이꾸러미를 합( )이라는 말도 나오고 마른 송이란 것도 있다고 하였다(국역 조선왕조 CD-ROM, 1995). 중종때도 선물에 관한 이야기에 나타난 기록에서는 송나라와 원나라에도 송이를 선사했다고 하면서 「이러한 것은 값이 아니고 정성」이라고 하였다.

세종실록지리지(1454년)와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서는 송이가 경상도에게 제일 많이 나고 다음이 강원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순이며 함경도와 평안도는 빈도가 적고, 제주도는 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송이의 의학적 약리작용의 성질에 대한 기록으로는 1613년에 발간된 許逡의 동의보감(동의학연구소 역) 탕액, 침구편 채부에서 송이는 평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매우 향기롭고 솔 냄새가 난다.

이것은 산에 있는 큰 소나무 밑에서 솔 기운을 받으면서 돋는 것인데, 나무버섯 가운데 제일로 속방(俗方)이라고 되어 있다. 이 속방이란 뜻은 중국이 아닌 우리고유의 것이란 뜻이다.

중국 고전 가운데는 송이가 나타나지 않으며 중국의 균보(菌譜) 1245년에 송심(松 )이라는 버섯이 있는데, 이는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또한 日本에서는 室町시대(1336-1573)의 庭訓往來에서 송이가 선물용으로 된다고 하였으며 和 雅(1688)에는 송이에 관하여 동의보감의 기록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다. 1834년 일본의서(菊譜)에도 동의보감의 기록이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 송이의 향(香)
송이는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버섯으로 독특한 향기로 인하여 버섯의 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숲속의 보물이다. 송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인 소나무 숲속에서 주로 자생한다. 그 향기가 송진의 연한 향기와 비슷하여 소나무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송이의 향기와 주성분은 일본 학자들과 우리나라의 많은 학자들에 의하여 ‘옥텐-3-올’, ‘시스-2-옥테놀’, ‘메틸시나메이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분은 일반식용 버섯류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송이만이 지닌 특유한 성분이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송이의 향기와 성분은 저장방식에 따라서 변화한다고 한다. 상온보다 다소높은 25℃~27℃에서 66시간 저장하였을 경우 대부분 원래 양의 ½로 줄어들지만 메틸시나이트 양은 다소 증가하는 반면 저온 7℃ 내외에서 저온 저장하면 향기와 성분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즉 저온저장은 송이의 향기와 성분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참고로 하여야 할 것은 지역별 향기와 성분의 차이는 별로 무의미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키 포인트는 품질관리적인 측면이 중요시되고 유전인자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송이의 맛(味)
송이는 일반버섯에 비하여 자실체(버섯)크기가 크고 굵은 편에 속하는데 큰 것은 1㎏ 넘는 경우도 있으며 육질이 치밀하여 씹히는 맛이 좋다.

하지만 건조하거나 저장 또는 조미한 것은 향과 더불어 씹는 감촉이나 맛도 변한다. 송이는 향이 으뜸인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송이는 또한 씹는 느낌이나 맛도 매우 좋다. 특히 생송이를 생식하거나 알루미늄 호일 등으로 살짝 싸서 향을 즐기면서 먹는 방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동양인의 버섯미각과 서양인의 버섯취향은 사뭇 다르다.

서양인은 버섯의 향이나 모양, 씹는 촉각보다는 오히려 맛에 비중을 두고 동양인은 살짝 데친 것이나, 생송이로 약간 구워서 향기와 함께 즐긴다.

▧ 송이의 성분과 항암작용
송이의 기본적인 생태 특성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송이균사는 소나무 뿌리를 통하여 탄수화물을 받고 질소화합물은 뿌리나 주변 토양으로부터, 그리고 미량원소는 토양이나 주변의 미생물로부터 얻어 생장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송이버섯 자체의 성분에 관한 연구는 1920년대에 일본학자들에 의하여 향기와 성분 분석이 시작된 이래 송이버섯 자체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비롯한 탄소화합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바 있다.

송이버섯 자체의 성분을 다음과 같이 나타내고 있다. 100g당 수분 88.38g, 단백질 2.0g, 지방 0.3g, 당 6.7g, 섬유 1.8g, 회분 0.9g, 칼슘 6.0mg, 나트륨 2mg, 철 1.3mg, VB1 0.05mg, VB2 0.5mg, VC 5mg 이것은 전체적인 성분이지만 사실은 갓 부위와 자루부위의 성분은 다소 차이가 있다.

단백질의 경우 갓부위가 자루부위보다 단백질량이 많고 탄수화물은 자루부분이 갓부위보다 많다. 특히 단백질의 아노미노산은 송이의 맛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송이는 상당히 유용한 항암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종양 저지율이 91.8%, 종양의 퇴치율은 55.6%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지만 약용버섯으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연구된 바 없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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