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 격려사

   
오늘 금강송 후계숲 조성 업무협약 및 나무심기에 참석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제가 들으니, 이곳 소광리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황장금산이라 하여 금강송을 한 그루라도 베면 곤장 100대에 옥살이 3년을 시킬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한 곳이라 합니다.

무슨 나무 한 그루에 사람을 그리 가혹하게 다루었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오늘 우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가지게 된 것도 그만큼 금강송을 소중히 여겼던 선조들의 덕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행사가 두 가지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우리 고유의 소나무의 금강송을 되살리고 보존하며 이용하는 마음을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입니다.

속이 황금빛을 띤다 하여 황장목이라고 불렸던 금강송은 예로부터 소나무의 제왕이라 하여 궁궐과 고찰의 대들보나 임금과 사대부의 관재 등에 쓰인 귀한 나무입니다.
그렇기에 선조들은 전국 60여곳을 황장금산으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제의 무차별한 수탈과 이후 개발지상주의적 산업화의 와중에서 우리 금강송은 큰 수난을 당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금 금강송은 이곳 소광리를 비롯한 몇 곳에서만 겨우 명백을 유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미래세대를 위한 금강송 복원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차원을 떠나 민족의 정기를 복원하고 후대에 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참석한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도 생생한 교육의 장으로서 이보다 좋은 행사는 없을 듯 합니다.

아울러 오늘의 업무협약은 중요한 목적을 위하여 정부의 두 기관이 협력하는 좋은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국민과 미래 세대를 위한 일에서 부처간 구별이나 장벽은 무의미한 것입니다.

이번 협약체결에 우리 산림사랑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조연환 청장님과 우리 문화재 사랑에서 국보급 존재인 유홍준 청장님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두 분 청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애국가에 나오는 식물은 두 가지, 나라꽃 무궁화와 소나무입니다 .

우리 소나무는 일제의 송진 공출에 시달리고 개발시대의 부분별한 남벌을 견디면서 다시 울창한 숲을 이루어 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소나무는 질긴 생명력의 표상이며, 더 없이 소중한 나무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의 행사가 단순한 금강송 복원과 보존의 의미를 넘어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심은 금강송이 쑥쑥 자라 살아있는 또 하나의 타임 캡슐로서 우리의 마음을 후대에 전하기 바라면서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 11. 11  

국무총리 이해찬 대독 문화재청장 유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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