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병 식  편집국장
최근 용기 있는 한 농민이 울진군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업무 행태를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그동안 군민들은 친구이자, 친구의 형이자, 친구 삼촌인 울진군 공무원들의 고질병을 알면서도 구체적으로 업무 행태를 밝혔을 때, 행여 그들이 다칠까 봐 많은 불편과 불친절을 감수하면서도 속내만 알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서면 소광리에서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아 온 남모씨는 자신의 논에 객토를 하려다 울진군 공무원들의 무조건 안 된다고 해 놓고 보는 식의 고질병에 걸려들어 무진 고생을 하고 난 뒤, 자신이 직접 겪은 울진군 공무원들의 고질병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했다.

여러 울진군민들의 대표자들이 많은 일들을 하였지만, 남씨는 이번에 매우 큰일을 했다. 울진군공무원들 의식 마인드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들을 대신한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까지 울진군 공무원들의 고질병 증세는 이러했다. 민원을 민원실에 먼저 접수하면 사전 검토를 받지 않았다며 면박주기, 일단 민원인을 찾아오도록 해서 부정적 규정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해놓고 보기, 접수되면 서랍 안에 집어 넣어놓고 시간 죽이기, 구비서류를 한꺼번에 갖추도록 안내하지 않고 애 먹이기, 민원인이 찾아가 해당 법규를 들이대면 그런 법규가 있었느냐며 딴전부리기, 친면 있는 공무원이나 권력 등을 동원하면 그때서야 검토해보겠다며 늑장 부리기 등이다. 

수년 전, 7일전까지 대관신청을 하라고 규정돼 있는 군민체육관을 빌리려던 민원인에게 모 울진군 공무원은 왜 10일 전에 신청을 하느냐며 접수를 거부하더라는 것. 삼척군에는 같은 민원이 15일 만에 처리되었는데, 울진군에는 6개월이 걸리더라는 주민. 건설사무소를 울진지역에 설치하려다 울진군 공무원들이 하도 까다롭게 굴어 영덕군에다 설치하여 불편하지만, 마음은 편하다는 모 도로건설 관계자. 울진군과 삼척군에 걸쳐 사업을 시행했던 모 인사는 계속 딴지를 걸어 허가를 지연시키자 울진군과 삼척군은 법이 다르냐며 하소연 했다.  

내 친구 한 명은 모 휴게소를 짓다가 부도가 났다. 울진군으로부터 허가 받는데 2년이나 걸렸다. 울진군이 처음부터 안 되니까 그만두라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으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아 부도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술 사주고 밥 사주고 사력을 다했다. 허가가 날 듯 하면서도 너무나 늦어져 상급관청에 진정을 했더니 당초부터 허가가 날 수 있었던 곳이었고, 바로 허가가 떨어졌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오히려 친구의 눈치를 살폈다.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공무원들이 로비를 해서라도 울진에 유치를 해야 될 것을 오히려 찾아 온 사람들을 영덕군으로 쫓아버린것은 군민에 대한 배신이다. 모 건설사무소가 울진관내에 설치되었을 경우, 수년간 직원들과 하청업체 관계자, 장비 업자 수십 명이 출입하고 지역 내 공사 장비 활용과 그에 따른 부대 효과가 상당할 것은 눈에 뻔하다.

울진군에 설치허가를 신청했다가 관련 공무원들의 불친절과 늑장부리기에 한 달이 넘어도 전혀 진척이 없어 영덕군을 찾았더니, 지역 책임자가 앞장서 15일 만에 허가증을 만들어 갖다 주더라는 것이다. 울진군 공무원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

현재 울진군 공무원들에 대한 군민들의 여론은 바닥이다. 군민들은 지금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특히 지역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형성되고 있는 군정추진에 대한 주민여론은 불만을 넘어서 폭발 직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울진군 공무원들의 신임도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전국 최악의 결과로 나타날 성 싶다.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짓도록 하고자 하는 일을 도와주고, 군청을 찾아 온 선량한 민원인을 친절히 안내하여 시간과 비용을 줄여 주는 것 또한 울진군이 큰일을 많이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부모 잘 공양하는 바보 자식이 나을 수 있다. 판·검사일망정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을 때 무슨 소용이 있으랴!

김용수 군수는 지금 큰일은 매우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울진군의 방향도 잘 틀어잡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온정주의로 흘러 공무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부족해 보인다. 행군에서 선두와 후미가 벌어지면,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 지휘력이 떨어진다.

세상은 초고속으로 변하고 있다. 울진군은 앞으로 친환경 농업을 육성하고, 제2회 세계엑스포도 치러야하는 마당에 내부적인 긴장도를 강화하여 업무 속도를 높여야 한다. 김군수는 이때 따라오지 못하는 낙오자는 과감히 정리하고, 앞서가는 자에게는 최대한의 포상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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