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 전병식 편집국장
군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 주셔야 할 책임을 맡으신 군수님과 울진경찰서장님께 올립니다.

지금 우리의 어머니이자, 우리의 할머니 한 분이 실종되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다른 그 누구의 어머니도 아닌 바로 나의 어머니이자, 우리 울진의 어머니입니다. 그 어머니가 이땅에서 우리를 낳고 길러주어 오늘날의 울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물론 지금 여러가지 방법으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을 찾아 갔을 때, 그분은 우리의 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의 어머니에 불과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정녕 우리 울진의 어머니가 맞았다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수색대가 배치되고, 수색대의 노고에 보답하는 자원봉사자들이 그들을 뒷바라지 하고, 위문품이 쏟아져 들어오는 등 현장지휘소는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지휘소는 말할 것도 없고, 단 한 명의 배낭을 맨 할머니의 이웃주민 뿐이었습니다.

마침 한기공의 지원인력 10여명이 도착하자 수색 대상지를 안내해 준 후, 뒤이어 10여명의 전경들이 도착하자 이들을 안내하여 산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의 자원봉사대가 온다하더라도 중첩하지 않고 수색에 나설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줄 사람조차 없었고, 취재조차도 할 수 없는 막막한 지경이었습니다.

군수`서장님!

가족들의 상심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이보다 더 중요한 울진군의 일이 있겠습니까/ 이보다 더 시급한 주민들의 “민원”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지금 행사장에 나가보셔야 한다구요? 나중에 할머니의 가족들과 주민들의 원성 어찌하시렵니까? 말이 통하지 않아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경찰서에서는 죽변파출소에 알아보라고 하고, 죽변파출소에서는 수색일지 조차 없어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울진군청에서는 현재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남의 일처럼 사건의 중대성조차 깨우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신도 온전치 못한 고령의 할머니, 2~3일이 아니라 6일째 소식이 두절되었다면, 아마 우리는 큰일을 당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상황입니다.

미국같은 선진국에서는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미군들의 유해 마지막 한 구를 찾아가기 위해 지금도 많은 비용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자국민에 대한 최선을 다하는 국가적인 배려가 오늘날의 미국 국민들의 충성심과 자긍심을 만들어 주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울진군민 생명과 재산 누가 보호해 주어야 합니까?
할머니의 가족 개인적으로나, 관련 기관`단체의 소수의 인력만으로는 군민의 생명을 살려낼 수 있는 시간은 지금 부족합니다.

군수`서장님 지금 나서 주십시오!
너와 나, 울진군민은 지금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일각이 시급합니다. 지금 이시간 군민 총동원령을 내려 주십시오. 산불이 났을 때 처럼, 바다에 사람이 익사했을 때처럼, 여름철 폭우에 관광객들이 고립되었을 때처럼...

긴급히 관계기관장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여 예비군을 동원하고, 민방위대원들을 동원하고, 주민들이 자진해서 인적 드문 골목골목을, 산과 바다를, 집 뒷산을 올라가 우리의 어머니를 찾아 내는데 군민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군수`서장님이 지금 나서 주십시요!

                                                                     /전병식 편집국장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