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수

“고요하다.

삼라만상이 잠든 산골 초막

선비는 눈을 감고 있고 촛불만 소리없이 자기 몸을 불사르고 있다.

창밖엔 수북이 쌓인 낙엽위로 백설이 내려 앉아 쌓이고

다시 낙엽이 떨어져 쌓여 대지는 마치 거대한 시루떡 처럼 되어 가고 있다.

끊어 질듯 다시 이어 지는 거문고 소리가 잠자던 선비의 귓전을 울린다.

눈을 떠 보니 거문고를 뜯는 玉手는 보이지 않고

 絃(현)이 없는 거문고가 점점 격렬하게 울려 퍼져 선비의 심장을 힘차게 고동치게 한다.“

진나라 시인 도연명의 얘기다. 거문고의 아취를 아는 사람은 수고롭게 현을 뜯지 않아도 거문고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하여 줄없는 거문고를 즐겼다는 것이다.

사람은 심히 아름다운 것을 접하게 되면,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가슴이 울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이럴때 심금을 울린다고 한다. 열변을 토하는 정치가나 자기의 성공을 입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입은 결코 심금을 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을 보라

자기가 보이면 주위를 살펴보라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일들이 보일 것이다."

이 더위에 심금을 울리는 일들이 많이 발견 되길 빌며. 
            
                               김진수 (울진읍 대흥리 출신, 후포 중, 울진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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