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변침례교회 엄일용 목사 
          (울진군 기독교 연합회 회장
)

산 좋고 물 맑은 울진에 살아 온 지 20년에 접어든다.

울진의 자연환경은 그 어디에 출품해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는 분 중 한 분은 고향이 대전인데 울진에서 살아보니 울진만 한 곳이 없다고 극찬이다. 외부에 나가면 울진에 와서 살라고 선전을 한단다.

아마 우리 군에서는 광고비라도 지출해야 할 정도로 울진을 자랑한다. 누가 보아도 울진은 자연적 환경이 너무 좋다. 산, 바다, 계곡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위로는 덕구 온천, 아래로는 백암온천이 있어 천혜의 휴양지다.

또한 친환경농법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다. 군수님은 만나면 ‘친환경합시다.’ 라고 인사를 한다. 좋은 환경에 또 친환경으로 삶의 질을 높여가는 곳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환경은 사람이다.

필자는 나무를 보거나 꽃을 보고 화를 내거나 찡그린 적은 없다. 물론 계곡에 흐르는 물, 동해의 검푸른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 산과 들의 초목 하나에서 각종 새들의 노래 소리에 울화통이 터지거나 불평한 적도 없다.

사람은 대 자연을 대하면 우울했던 마음도 맑아지고, 답답했던 마음도 시원해진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 자연은 하나님이 인간을 위하여 창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그렇지 않다. 대상에 따라서 마주하기도 싫고, 식당에서 만나면 식욕이 상실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잘 조경된 공원이나, 친환경적으로 인테리어를 해 누구라도 들어서기만 하면 감탄사를 연발하는 카페테리아 라 할지라도 그곳에서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마음의 상태는 순간 먹구름이 일 것 이고 그날 기분 재수 옴 붙은 날일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오물은 치우면 된다. 그런데 사람은 가버렸어도 불쾌한 기분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환경! 사람만큼 중요한 환경은 없다. 좋은 사람은 만나면 그 여운이 좋은 기분으로 오래 남는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들에게 좋은 친구를 사귀라고만 말하지 말고 좋은 친구가 되라고 가르쳐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이 좋은 이웃을 만나려고만 하지 자신이 좋은 이웃인지를 돌아보거나, 좋은 이웃이 되려고 애쓰지를 않는다. 이렇게 대상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그만큼 부족한 것은 인적(人的) 환경(마음씨)의 한계다.
 
사람은 철저하게 자기를 위해 사는 존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이를 부인하는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의 생각 속에는 자기를 생각하는 마음이 절대적인 것으로 부각되어 있다.

애정이다, 자선이다, 인자함이다, 하는 등의 긍정적인 모든 사유나 사유에 의한 행동 또한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약탈하고 학대하고 저주하는 부정적인 행동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자기중심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사유의 방법론적인 진행 과정이 다를 뿐이다. 자연인은 누구나 이러한 이기적인 현실적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자신도 모르게 어둠의 세력에 잡혀 죄인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은 있다. 마음씨를 바꾸면 된다. 나는 할 수 없지만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를 만나면 된다. 그가 마음에 오시면 마음의 환경이 바뀐다. 마음이 삭막한! 주변의 환경은 삭막한 마음 그 밖의 어떤 것도 아니다.

그와 반대로 마음이 유연하고 따사롭고 화려하고 풍부한 이해와 수용을 즐겨 찾는 마음이 있다. 자연스럽게 아름답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환경을 만드는 마음이다.

내 마음의 환경이 내 주변의 산재해 있는 다른 여러 마음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 또한 다른 많은 사람의 환경이 된다. 즉 당신은 나의 환경이고 나는 당신의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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