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진 태  부구중학교 교장

요즈음  배추 값이 금값이라고 하고 김치를 금치라고 부른다고 한다.      

내가 사는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울진원자력발전소가 있는 곳이지만 아직은 한적한 시골의 정취가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이곳에 있는 작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늘 농부들과 함께하는 나로서는 배추 값이 금값이고 김치가 금치라는 말보다 더 반가운 이야기가 없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우리의 교육 과연 이대로 좋은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김치 이야기로 우리 교육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보았다.

며칠 전부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가 사람들을 자극하여 월동 준비를 서두르게 하더니 오늘은 한결 날씨가 풀린 것 같아 오랜만에 뒷동산을 걸어 시골길을 산책하였다. 어느 시골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농 현상으로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연세 지긋한 노인네들만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데 사람도 많이 살지 않는 집에 집집마다 그 금값이라는 배추를 산더미 같이 쌓아 놓고 금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 눈에 뛰었다. 식구도 없는데 웬 김치를 이렇게 많이 담으시느냐고 물어보니 이구동성으로 도시에 살고 있는 딸, 며느리에게 보낼 것이란다.

건강에 좋지 않은 중국산 식품이 판을 치고 각종 농약에 오염된 식품이 우려되는 시대에 보다 좋은 음식을 내 자식에게 먹이고 싶은 우리 어머님들의 사랑이구나 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할 것이 과연 무엇이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대한민국, 코리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차렷, 쉬엇 하면 올림픽 종목의 하나인 태권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음식상 앞에서 김치를 달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음식이라는 것을 모두 안다고 한다.

김치는 어떤 식품인가? 김치는 왜 남들이 탐내는 식품이며 어떤 우수성이 있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우리의 김치 역사가 단군할아버지 역사보다 더 오랜 브랜드이며, 대한민국 아무 여자를 뽑아서 김치를 담그더라도 그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 대표보다도, 꾀 많은 일본의 대표보다도 더 맛있게 담그는 우리 민족 전체의 브랜드인 것이다.

몇 년 전 조류독감이 세계를 위협하고 특히 동아시아 전체가 조류독감의 위력에 흔들릴 때 유독 우리만이 조류독감의 침해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놀라운 현상에 대해 많은 연구진들이 밝혀낸 것이 우리의 식탁위에 김치라고 하는 우리의 웰빙식품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김치는 항암효과를 비롯한 인간이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기여하는 많은 유용한 성분을 함유한 식품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세계인들이 탐을 많이 낸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자식 사랑, 과연 이래도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저렇게 할머니가 딸, 며느리를 위하여 맹목적인 사랑으로 김치를 담그어 보내고 그저 받아먹기만 하는 딸과 며느리는 김치를 담글 줄 알까?  또 그 딸의 딸들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어떻게 전해 줄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이렇게 간다면 오래지 않아 우리 후손들은 김치 담그는 법을 알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면에서 자식들에게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유태인들의 교육이 부럽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사람들이 벌써 우리의 자랑인 ‘김캄를 ‘기무캄라고 등록해 두었다고 한다. 그들이 우리의 김치를 자기들의 전통 식품이라고 우기는 모습이 멀지 않은 장래에 나타날 것이 눈에 선하다.

할머니, 어머니! 우리의 딸 손자들은 어떻게 그 좋은 김치를 먹고 살 수 있을까요? 비싼 브랜드 값을 치르고 일본에서 기무치를 수입해 먹어야 할까요? 과연 어머니의 맹목적인 사랑이 옳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라는 사람이 과학고에 자식을 입학시키기 위해 훔쳐낸 입학시험지로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번 교육자의 입장에서 어머님들에게 호소합니다.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자식을 바르게 키우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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