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경 연호정(蓮湖亭)      

   
                주 만 중
   
  

수면에 깔린 넓다란 잎새
한 복판에
다소곳이 앉은 연지볼 고운 자태는
심청의 넋이로세.
 
난간에 기댄 채 그윽히 바라보니
잔잔한 호수를 메운 연분홍 봉오리는
오백 나한이 일제히 합장하는 듯한 장관이로고.

문득 고개를 드니
운치 흐르는 정자 위에는
다담을 앞에 놓고
젊잖은 수령 방백들의 시회연이
한창이고
옥계 아래 널직한 호반에는
삼삼오오 젊은 선비들의
붓방아 찧는 모습이 선히 뵈는 듯하노매라.

호수가를 빙 돌아가며 개설된
산책로는
소시민의 건강을 유념한 질 높은 배려이며
품위 있게 다듬어진 광장 또한
찾는 이들이 줄을 잇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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