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편집국장
나는 한 후배로부터 불만섞인 전화 한 통을 받고 자신을 돌아 봤다.

 대뜸 ‘울진신문’이 ‘영덕신문’이냐는 것이었다. 오는 4.9총선의 한나라당 공천 4배수 후보자들의 이름 게재순서에 대한 항의였다.

오랫동안 타성에 젖어 흔히 해 왔듯이 성명 가나다 순이라는 나름대로의 원칙에 의해 보도를 했다. 잘못된 것은 없다. 그러나 나는 후배의 지적에 따라 즉시 울진출신 후보자를 앞으로 당겨 수정했다. 신문사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누구인가? 울진신문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였다. 울진출신이 두 사람도 아니고 한 명뿐인데, 영덕신문도 아닌 울진신문 기사에서 울 진사람의 이름을 앞으로 당겨야 한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이때 91년 창간이래 울진사람들에게 애향심을 불러 일으켜 고향 ‘울진발전’을 이끌어 간다고 선언하며, 지난 17년의 역사를 이루어 온 “울진신문”의 역할이 무엇인지도 함께 되돌아 보게 되었다.

전에 김중권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대통령후보에 출마한다고 나섰을 때, 울진신문은 울진사람들에게 모든 사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세상에서 가장 큰 이문이 남는 장사’를 하자는 여론을 앞장서 조성한 적이 있다.

<울진사람들>이 김중권을 지지하는 것은 선거운동이 아니었다. 전국체전에 내보낸 울진의 대표선수를 후원하고 지원하는 것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수년전 김광원의원이 경북도지사에 도전한다고 나섰을 때 울진신문은  또 앞장서 총대를 멨다.

정말 연약한 울진신문은 중앙선관위로부터 ‘지역신문이 정치기사를 쓰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경고장을 받으면서까지’ 김의원의 도지사 당선이 확실한 고향발전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몸으로라도 때웠다.

신문의 생명도 일반사회의 이치와 다를 바 없다. 그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이다. 금번 4.9총선을 맞으면서는 울진사람 여러 명이 나섬으로서 제자리로 돌아 와야 했다. 전체 군민들로부터 신임을 받기 위해서는 드러내 놓고 어느 한 편을 도와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것은 비단 지역신문뿐만 아니라 일반 군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현실적으로 영남사람들의 한나라당 정서로 볼 때 공천을 받는 자는 당연 유리한 입장에 선다. 4명으로 압축한 한나라당 예비후보 중 울진출신은 단 한 사람 밖에 없는 상황에서 “울진신문”은 울진신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은 울진신문의 존립근거다.

만일 이번 선거에서 타지역 출신에게 자리를 내어준다면, 울진권 선거구는 영남권 정서에 큰 영향을 받음으로서 향후 8~12년간은 국회의원을 배출하기 힘들 것이다. 한번 당선되면 자리를 틀기 때문이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역의원이 공천을 따는 데 단연 유리한 입장에 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지역 출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마찬가지다. 영남권 무소속 당선자의 한나라당 입당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단순히 울진사람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울진출신 국회의원과 타지역 출신 국회의원과는 울진을 생각하는 데 분명한 차이가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즉 울진출신이 울진지역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그런데 울진권 선거구에 지역 연고성마저 빈약한 모 후보의 전략공천 유력설이 떠돌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여러 상황들을 살펴보면 그냥 흘려버릴 정도가 아니다. 간혹 지역연고를 찾거나 정치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중앙에서 지방으로 혹은 지방에서 중앙으로의 지역구 이동은 보아 왔지만, 인근지역으로의 수평이동은 설득력이 없다.

경북 동해안권인 울진사람들은 포항출신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취임 후 그가 안정된 정치기반 위에 국정운영 포부를 힘차게 펼쳐 나가기를 바란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금번 당 공천이 지역의 정치적 현실과 민심을 무시한 전략공천을 해서는 안된다.

만일 이러한 원칙을 벗어난다면 울진권선거구의 분란은 불을 보듯 뻔하며, 이러한 선거상황이 전국 선거판도에도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면 크게는 향후 이명박 당선자의 국정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울진신문은 바란다. 아마 대다수 지역주민과 출향인 울진사람들도 한마음일 것이다. 학력, 경력, 연령, 과거전력, 인맥, 인물됨 등 모든 면에서 국회의원감으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울진출신의 전병식후보가 공천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울진중`고는 지역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얼마전부터 동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구비중에 따른 지역 대표성을 고려하더라도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울진출신의 전병식후보가 공천되기를 바란다.

                                                                                /전병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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