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식 본지 대표

울진은 역사적으로 권력에 대한 저항정신이 발달된 유별난 곳이다. 좋은 의미로는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지조를 지키려는 충의의 고장이다. 조선 건국 초기 역성혁명에 반발한 일부 지배세력이 멸문지화의 핍박을 받았다.

이후 권력다툼에서 밀려난 지식을 갖춘 정치인들이 궁벽진 울진 땅으로 숨어 들어 후세 교육에 치중했다. 그러나 오랜기간 이씨정권으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아 벼슬길이 막힘으로서 반골 전통정신이 흘러 내린 곳이다.

그 정신의 역사적인 출발은 조선 이전 이미 고대국가 당시부터  자생하고 있었다. 경주지역 중심의 막강한 신라 집권세력의 지배력이 울진지역에 잘 먹혀들지 않자, 이를 거세한 후 본보기로 삼겠다는 의지의 징표가 오늘날 국보로 지정된 ‘신라 봉평비’ 이다.

울진의 유별난 이런 반골 저항정신은 조선말 군민의 고혈을 빨아 먹던 두 명의 군수에 대해 농민 봉기로 퇴출시킨 역사적인 사건에서도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사실은 고스란히 ‘군지’에 담겨 있다.

일제 퇴거후 수립된 우리나라 정부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울진군민들은 대세나 권력에 아부하지 않는 특이한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자유당권력하에서도 울진군민들은 천재라고 불리우던 여당후보 김광준 국회의원을 버리고, 나무 지게꾼 출신의 진기배의원을 당선시킨 사례가 있다.

이후에도 민심을 외면한 여당공천을 받은 막강한 정치적인 거목마저 가차없이 낙선시킨 반골 저항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전력을 투구한 강석호 의원이 당선은 되었지만, 울진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해 애를 먹었고, 가장 인구가 많은 울진에서 패배함으로서 반쪽 국회의원이 된 것이다. 

이미 선거후의 심각한 후유증은 예견되었다. 군민들 중에는 결국 강의원을 여러 건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해 그의 신분은 법정의 판단에 맡겨지게 되었다. 각종 선거 관련 사건들은 신속히 진행됨으로서 그 결과를 보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겠지만, 시달릴 일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을 것이다.

한편 그도 억울하다. 강석호의원의 고충은 정치역학 구조 속에서 기인한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포항에서 출마했으면, 이상득의원의 기반위에 후유증없이 쉽게 당선되지 않았을까 하는 동정심마저 들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단이야 어찌됐든 지난 30일부로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됐다. 이제 강의원은 울진군민들의 대변자인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는 울진 군민들에게 많지 않은 공약을 했다. 4개 군을 대변해야 하니 이해한다. 그러나 국회의원 후보답게 굵직 굵직한 공약을 했다.

특히 동서6축(문경~울진)고속도로, 36번국도(봉화~울진), 울진~태백간 도로 조기건설 등과 같은 울진발전의 획기적인 공약을 했다. 울진군은 아직 기본적인 도로망 조차 갖춰지지 않은 전국 유일의 ‘기초생활군’이다. 강의원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 도로망이 이처럼 낙후한 줄 몰랐다. 힘 있는 후보가 당선되어야 이를 해결해 낼 수 있다고 했다. ”

이제부터 강의원은 울진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의 역사성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울진의 정확한 현실상황 인식도 필요하다. 김광준이라는 천재 국회의원마저 유세도중 연단에서 따귀를 맞았다. 이유는 공약을 자꾸 바꾸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따귀를 친 사람은 아직 생존해 있다.

울진의 최대 숙원은 우선 36번국도 확·포장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자신의 공약대로 임기 안에 끝내야 한다. 그동안 군민들은 36번 국도에 대해 ‘되에 속고 미’ 에 속아 온 세월이 7년여이다.

이제는 더 이상의 변명에 속지 않는다. 힘이 없어서, 능력이 없어서 못한다고 밖에는. 최근 또 이상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군민들은 2차선을 원하는 지 4차선을 원하는지를 알 수 없다는. 그것은 이미 있어온 변명이다.

모른다면 군민들에게 물어 보면 될 것이다. 군민의 대변자는 민심 속에 있어야지 민심 밖에서 민심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에 대한 군민들과의 약속을 잘 지킨다면, 군민들의 상실감이나, 자존심도 어느 정도 회복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며, 강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오히려 부인받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 강의원은 자신의 말대로 힘 있는 국회의원임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빠른 시일내에 울진 생기고 가장 크고 화려한 기공식의 발파음이 태백준령을 때리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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