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식 주필

지난 21일 경북 지역신문 대표자들은 의성에서 김관용 도지사 초청, 오찬 겸 간담회를 가졌다. 지사 도착 전 각 지역신문 대표들은 자연스럽게 도청이전지 결정과 관련 담소를 나눴다.

영천, 상주, 경주 등 탈락지역에서는 도청이전지 결정과정의 부당성을 토로하며, 도단위 관련 기관을 분산 배치하여 탈락지역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렇다면 도시기반이 미비하여 아예 신청조차 못한 지역은 뭔가?

지난 정부에서 중앙의 공공기관 본사의 지방이전을 추진할 때도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공공기관 이전의 목적이 지방균형발전이다.
신청지역과 결정된 지역을 보면서 신청조차도 하지 못한 울진군과 같은 낙후지역에서는 소외감이라는 쓴 맛을 봐야 했었다.

이번에도 도청이전지의 선정기준이 균형성, 성장성, 접근성으로 첫 번째 고려대상이 균형성이다. 대구시에서 반경 1백km 쯤 이내 지역에는 신청자격을 제한하는 기준을 정했어야 이전취지에 맞지 않을까!

이처럼 도청이전지 결정에 대한 불평불만이 가득했던 대표들은 지사가 좌정하자, 김지사 개인적으로 득 볼 것이 없는데도, 그 만의 탁월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경북도의 최대 숙원과제를 풀었다며 찬사를 늘어놓았다.   

김지사는 일본의 독도 야욕을 분쇄하기 위해 경북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지역신문 대표들의 협조를 당부한 것이 이날의 핵심적인 메시지였다. 매스컴을 통해서 최근 김지사의 독도 관련 행보를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이 자리에서 김지사의 정치적 순발력이 어느 정도일까를 가늠해 보았다.

독도를 지키는 것은 국가적 사명으로 응당 경북도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에 앞장서야 한다.
국가간의 외교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울릉군 독도는 행정구역상 경북도에 속해 당사자나 마찬가지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경북도는 김남일 독도수호대책본부장 등 경북도 관계자들이 22일 중앙부처를 방문해 독도 영유권 강화 13개 사업에 대한 특별예산 1조4천36억원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예산으로 △울릉 경비행장 건설(5천억원) △울릉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 개설 (3천억원) △사동항 2단계 개발 (3천396억원) 등의 울릉도 육·해·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김지사는 독도문제를 기회로 국가 정치`외교적 현안의 중심에 서서 경북도의 숙원사업이자, 울릉군의 숙원사업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런 얘기를 하는가 하면, 울진군도 이번 기회에 경북도처럼 중앙정부로부터 뭔가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울릉도는 울진과 역사적 관련이 깊다.

1451년의 고려사지리지에는 무릉(울릉도)과 함께 우산(독도)이 동계 울진현조에 속해 있다고 했고, 1454년 조선 세종실록지리지 진·현 조에도 우산과 무릉 두 섬이 울진현 정동 바다 한가운데 있다고 했다.

그리고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울진현조에 속해 있다고 하여 울릉도와 독도는 과거 울진땅이었다.
중앙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결정 때도, 경북도청의 도내 이전 결정과정에서도 울진군은 소외되고 있다. 경북도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을 기회로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반면에.

나는 수년전 울진군 발전방안 네 가지를 문서로 제시한 적이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죽변~울릉도 간 옛 뱃길을 복원한  현대식 관광 카페리의 운항이었다.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울진과~울릉도를 연결해야 하는 역사적 당위성을 들이대는  정치적 순발력을 김관용지사로 부터 복사한다면 어떤가!

육로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해방직후까지 부산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죽변항에 도착해서 울릉도를 왕복하고 북으로 올라갔고, 내려갈 때도 죽변항에서 울릉도를 왕복했다. 울릉도 주민들의 육지생활은 해항거리가 가장 짧은 죽변항을 통해서 이뤄졌다.

최근 한국가스공사와 남부발전(주)는 울진읍과 10여분 거리의 인접한 삼척군 호산리에 6조원대 국책 에너지사업단지로 확정했거나, 확정적이다. 내년 말까지 포항~삼척간 7번국도 4차선 공사가 완료된다.

이때 울진군은 독도와 관련해서, 호산에너지단지와 관련해서 머리를 짜내야 한다. 위기가  하나의 기회라면, 지역사회 주변 여건의 변화·변동기도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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