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철 편집국장
1980년 울진원전 건설을 시작하면서 울진의 관심은 원자력 발전소에 쏠렸다.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지금도 울진지역의 관심은 울진원전이다.

기름값이 하늘을 치솟는 작금의 현실에서 전기요금 걱정 않고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원자력 발전소 덕이다. 그리고 울진원전의 지역적 공로도 지대하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계속되어지고 있는 지역의 대립과 반목 등 갈등의 중심에는 언제나 울진원전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희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노고에도 불구하고 그 공로가 희석 되어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도 울진은 유리화 사업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싸움을 벌이던 지역의 대표들이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유리화 사업의 안전성 문제는 뒷전에 밀리고 본질이 호도된 상황을 맞아 지역민들은 착잡한 심정이다. 앞으로도 원전의 안정적 가동과 유리화사업의 진퇴여부 그리고 울진원전이 수명을 다하고 나면 수명연장 문제까지 당대에서 후세까지 지속되어질 이슈는 끊이질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보다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의 울진지역민과 울진원전의 관계설정이 한시급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래서 몇 가지 대안과 역할을 짚어본다.


먼저 한수원은 지역민에 진정성을 갖고 가슴으로 맞이해야 한다.

울진원전이 울진지역과 함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된 현실에서 좀더 개방적인 소통의 시스템으로 지역민과 교류하면서 지역의 일원으로 합류되어야 한다. 울진과 한수원이 아닌  울진한수원으로 존재해야 한다.

프랑스로 일본으로 견학시키고 노인들을 모셔다 난해한 내용을 설명하고 음식을 접대하는  구태적인 홍보정책 보다는 실질적이고 내용성있는 역할로 지역에 다가와야 한다.

찡찡거리면 떡주는 식으로 임시방편의 모면책은 그만하자. 이제 지역민의 자존심을 더 이상 멍들게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좀더 새롭고 품위 있는 정책으로 지역민과 함께해야 한수원이 희망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미래기업으로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존재할 수 있다.

다음은 한수원의 지역에서 위상이 ‘지원’이라는 변방의 위치가 아니라 ‘역할’이라는 지역기업으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울진군내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모범적 사례이다. 이러한 역할들이 인기성 정책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형식의 그릇에 더 많은 내용을 채워야 한다.

그리고 울진원전 종사자나 지역주민을 위한 선진화된 의료복지에 대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울진의료원의 운영을 책임져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를 구체화 시켜야한다.

또 한수원가족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삶의 질을 높이고 경직된 지역의 정서를 보듬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는 문화적 사업에도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이렇게 지역의 교육 의료 문화에 이르기 까지 지원이 아닌 역할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지역에서 창출한 수조원의 수익을 역할로 환원하는 진정성이 있어야 지역기업으로 사랑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군의회와 지자체도 울진원전의 모든 현안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만들어지는 투쟁위원회는 지역민들에게는 너무 괴로운 일이 되고 있다. 30년이 지나도록 구태적인 형태가 반복되는 것을 이제는 제도적으로 풀어가는 대안적 법안을 고민해야 한다.

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가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규정 등 권한과 역할에 한계성 있다. 보다 체계적이고 선진화된 제도를 만들어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더 많은 전문인을 양성하는 법안을 만들어야한다.

지역 국회의원도 원전소재 지역구의원들의 연대를 통한 원자력 발전소와 지역간의 고질적인 갈등구조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제도적 법안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래서 더 이상 울진이 원자력 발전소 때문에 격어야 할 고통은 이제 끝내자.
한수원은 울진원전이 첫발을 내디딜 때 약속했던 ‘풍요의 땅’을  만들어야 한다.                              

                   /강진철기자 jckang@ulj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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