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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령과 바지게꾼
울진시론
2009년 02월 17일 (화) 15:58:40 [조회수 : 1780] 편집부 webmaster@uljinnews.com

# 장면1
- 우리 중에 주모 딸을 데리고 살 거라고 지난장날에 품었는데… 아직까지 답이 없어 이집
    주모가 걱정이 태산 이라요.  도대체 강공원이 누구요?
- 어! 강공원은 처자식이 있는데?
- 그럼 우리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나쁜 놈이 있단 말이요?
- 저놈을 우리가 규율에 따라 엄히 다스려야 할 것이요.
- 저놈을 멍석에 말아라!


# 장면2

- 여보게 소식 들었는가?
- 뭔 소리?
- 있잖는가! 녹두장군 알지.
- 아! 글쎄 그분이 잡혀서 한양으로 압송되어 갔다는 구먼.
- 아이고!!! 그 양반 우리 같은 민초들을 위해 일어섰다 더니 그렇게 되었구만…  쯧쯧
- 자자! 귀가 많으니 그만들 이야기하고 밤도 깊었으니 잠이나 푹 자두게.

지난 울진 금강송 송이축제 개막식 때 식전행사로 열린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 재연 공연을 처음 지켜보았다. 공연 중에 나오는 장면 부분대사들을 메모해 보았다.

바지게꾼 행상들이 울진에서 봉화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일상 속에는 민초들의 서정도 있고 삐뚤어진 도덕에 대한 엄한 질책도 있다. 그것도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놓고 민의의 잣대로 상도의 명예를 더럽힌 죄에 엄중한  체벌을 가한다.

그리고 바지게꾼들은 사통팔달로 꽉 막힌 울진지역에서 상행위를 통하여 외부와 소통을 하며 세상 돌아가는 현상을 인지하고 있었다. 외부와의 단절된 여론을 바지게꾼들이 듣고 와서 전달하는 언론의 역할을 한다. 이 여론들은 다시 울진지역에서 화제가 되어 사회를 평가하는 지역여론이 되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본다.

울진의 동서를 연결하는 옛 도로인 12령 길의 그 출발지점이 울진, 죽변, 흥부에서 시작되어 역과 원이 있었던 북면 두천리 주막촌에 모였다가 바릿재와 샛재를 거쳐 봉화로 향하게 된다. 울진과 봉화지역의 장시를 장악하였던 보부상이 일제 강점기에 접어들면서 퇴조하여 그 역할을 대신한 대표적인 행상단이 바지게꾼 이었다.

12령을 넘나들며 장사를 한 이들을 부르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선질꾼, 등금쟁이, 바지게꾼이라 부르는데 특별히 가지가 없는 지게를 지고 다녔다고 해서 ‘바지게꾼’이라고 불렀다 한다.  바지게꾼 당시 십이령 고갯길은 산짐승 도적 등의 위험이 많아 반드시 20~30명씩 무리를 지어 행동하였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고전의 풍경이 듬뿍 담겨있는 바지게꾼 놀이가 울진에서 오늘날  재연될 수 있었던 것은 이규형옹(90세·북면 주인리 거주)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들을 극화해낸 노력과 소광리에 살고계시는 한 할머니의 육성 노래를 췌록 할 수 있었던 조건 등이 만들어져 공연까지 왔다고 한다. 물론 주위 관계자 많은 분들의 노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울진지역에 오늘날 까지 전래되어지고  있는 유·무형의 전통문화는 거의 없다.

얼마 되지 않은 역사를 겨우겨우 복원해놓는 소중한 지역 문화를 헛되게 할 수 없다.
지금 울진군에서는 바지게꾼 놀이를 노인들의 일거리 사업차원의 문화행사로 나름대로의 명맥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에서 전국에서 노인들의 문화 공연활동으로 내용을 인정받아 많은 수상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 갔으면 좋겠다.

공연의 예술성과 시나리오의 현실화를 모색해나가면서 바지게꾼 놀이를 울진의 문화상품화 으로 만들기 위한 홍보와 공연자 양성에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바지게꾼 놀이는 충분한 투자가치와 의미가 잠재되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문화상품의 현장을 보존하면서 관광 컨텐츠화 하기 위한 십이령의 역사길 복원도 심도 있게 연구하여 추진되어야 한다. 산림청에서도 십이령 길을 정비하여 숲길로 조성하여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하니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바지게꾼 놀이와 구전민요를 무형문화재로 지역브랜드화 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고전에 대한 도리이며 지역 문화산업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안동 하회마을의 탈과 탈 공연은 오늘날 안동의 문화상품이요 안동지역경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돈이 안 되더라도 지역에 전통문화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야 우리의 자존심이고 조상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싶다.                 jckang@ulj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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