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칼럼 ■ 전 병 식 주 필

▲ 전병식 주필
요즈음 TV에서 머리카락에 빨간 물감을 들인 젊은이들을 보게 된다. “저건 아닌데, 위생에도 좋지 않을테고” 하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이 일단 튀어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싶다는 표현에 다름아니다.

그들이 직업의식 즉 프로정신의 발로에서 약간의 풍속이나 약간의 위생 정도는 간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짓이라는데...

그런데 울진 같은 시골에서도 그런 청소년들을 보게 되면, 기분이 묘하다.
저걸 무슨 멋이라고? 아무리 칼라가 우대받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인간 몸체 자체에 색깔을 입히는 것은 인간존엄성에 대한 훼손이다. 안 그래도 점점 세상이 흉포화 해지고 인간 목숨마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세상에서...
또 아가씨들은 너무 짧은 치마를 입어 오히려 보는 사람이 민망스럽다. 아마 자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노출시켜 자랑하고 싶은 심리에서 그럴 것이다.

정말 어떤 사람이 멋있을까. 가부좌를 틀어 명상에 잠긴다든지, 한적한 들길을 산책하면서 생각에 빠진다든지, 느티나무 아래서 독서를 한다든지... 물론 그것이 형식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머리에 물들이고, 짧은 치마를 입고, 고급승용차를 타야 하는 멋에 비하면, 형식일지라도 내적 공력을 키울 수 있는 외형이 더욱 아름답고 멋지지 않을까!

우리나라 성리학의 대가 이퇴계선생도 내용 만큼 형식도 중요하다는 ‘이기이원론’을 펼친다. 형식을 통해서 내용이 나온다는.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눈에 드러나는 것은 형식이요, 틀이다. 이번 엑스포는 멋진 외형들이 많아 관람객 1백만을 훨씬 능가할 추세이다.

형식이 좋으면 본질도 좋을 것이다. 한 그루에서 1만5천개가 달리는 토마토, 우유젓병 빠는 잉어, 친환경농업의 기반산업이 될 천적곤충관, 희귀 바닷고기 전시관 아쿠아리움 등은 보는 사람들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여기다가 친환경 지렁이토양과 천연농약 등 농자재 표본재, 농업기계관, 친환경 농산물 국제·국내 전시·판매관 등을 보고 나면, 왜 울진엑스포가 생겨났는 지, 울진군이 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필이 온다.

박기원 부군수는 울진엑스포의 의미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미래에는 농자천하지대본이 아니라, 친환경농업 천하지대본이 되어야 한다는 축하 메시지와 한승수 국무총리의 ‘녹색성장에 있어서 농업이야말로 가장 친환경산업’ 이라는 치사에서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 엑스포는 많다.
세계박람회라는 표현도 엑스포의 다른 표현이다. 또 축제라는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규모가 클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지역의 엑스포는 단일한 주제이고, 그 중요성도 별로다. 
뭐 나비축제니, 꽃박람회니, 공룡엑스포니, 동굴·소방자재엑스포니, 골프·섬유 엑스포니 그런 것들은 필요성이나 생산성 면에서 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극단적 표현으로 안해도 된다.
그러나 울진은 지금 국가차원의, 아니 인류차원의 새로운 하나의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다.  친환경농업엑스포라는.

선각자적 재원이 있다면, 울진의 금강송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킬 것이 아니라, “울진엑스포”를 등재시켜 유엔차원의 지원도 받아내야 한다.
이런 큰 인류 대명제를 시골 기초단체에서 불은 지폈을망정, 전 세계에 보급하기는 역부족이다. 앞으로는 최소한 중앙정부차원이나, 유엔 같은 국제기구의 지구적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 적절하다.

지난번 개막식 때 김용수군수는 한총리와 농림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울진엑스포를 중앙정부가 맡아줄 것을 건의했지만, 응답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말로만 ‘친환경농업지대본’이라고 했지, 울진엑스포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울진사람 모두는 이일을 위해서 매진해야 한다. 중앙정부차원에서 울진엑스포를 개최할 때, 사업의 중요성에 걸맞는 형식이 갖춰질 것이며, 울진사람들에게 경제적, 경제외적 모든 것을 만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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