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에서 우리 고유 농작물도 구경하세요



▲8월의 매일매일 내리는 빗줄기에도, 메밀꽃은 곧게 서서 그 하얀 향기를 내뱉는다.

▲ 토종작물원의 구상·관리자 박천섭씨. 그는 엑스포공원 전체의 물길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처럼 나지막해져서 관람객들이 물을 느낄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콩, 기장, 오갈피, 고사리, 사과, 배, 자광벼, 운광벼 등 우리고유의 작물 40여종이 가지런히 심겨져 있는 토종작물원(土種作物園; Native Crop Site). 이곳은 토종종자의 우수성을 알리고 유전자원으로서 보존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7,600㎡의 규모로 조성되었다.

넓은 지역에 걸쳐서 조성되어 있지만, 엑스포공원의 중앙대로를 벗어나다보니 한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연찮게라도 들어온 사람들은 그 매력에 흠뻑 빠진다. 멀리서도 보이는 ‘쟁기 끄는 황소’, ‘대형지게’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생태연못, 원두막과 한창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하얀 메밀꽃은 마음에 평화와 휴식을 준다.

키가 큰 재래종 해바라기와 기장도 볼 수가 있고, 대규모 농법이 가능해지기 전에 산비탈에 층층으로 지었던 다랑논, 울진금강송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쌓아올려 벽을 만들고 틈은 황토로 메워 여름에는 따뜻하고 겨울에는 시원한 귀틀집(초가삼간집) 등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다.

이 토종작물원을 구상한 사람은 박천섭(군청기능직)씨다. 박씨는 4년전 제1회 엑스포 때 군청직원인 친구를 통해 우연찮게 이 일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씨는 이 토종작물원 이외에도, “행사가 삼복더위인데 공원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땅위로 올려 실개천을 만들자”는 주장을 통해 지금의 실개천을 설계하도록 일조했다고 한다.

다만, 박씨는 “내가 생각한 개천은 ‘물로 가는 자전거’가 있는 연못의 모습”이라며, “물과 더욱 가까이 걸어가며 물속의 고기도 잘 보이고, 아이들이 들어가서 더위를 식힐 수도 있는 개천”이라고 한다.

실제로 기온이 올라가는 날이면 ‘물로 가는 자전거’가 있는 연못에는 아이들이 들어가서 뛰어노는 모습이 보인다.

또 박씨는 “박터널을 으름·다래터널로 모두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박은 줄기식물이기 때문에 이번 행사가 끝나면 다시 조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지만, 으름·다래는 나무이기 때문에 재조성해야 하는 수고도 덜뿐더러, 해마다 나무가 자라면서 세월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의 으름·다래터널의 나무는 그런 취지에 따라 지난 1회 엑스포가 끝난 뒤 심겨진 것이라고 한다. 3년이 지나는 동안 많이 굵어졌고, 다음 3회 엑스포 때는 더욱 세월을 따라 굵어진 나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회 엑스포가 끝나고 이번 엑스포가 열리기까지 토종작물원에서 4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는 박씨. 또 다음 3회 엑스포까지 농사를 열심히 지어서 더욱 성장한 식목들로 손님들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정낙용 기자

저작권자 © 울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