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칼럼 ■ 전 병 식 주 필

서울 신림동에서 약 2년간 공부할 때인 88년경 얘기다. 수십년이 지난 일로 그때 고시원의 이름은 기억나는데 원장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삼일고시원’의 원장은 현대건설에서 이사까지 지내고 퇴직한 분이셨다. 영어를 잘해 동경, 런던, 뉴욕지점장을 지냈다고 들었다. 원장과 나는 가끔 관악산을 함께 오르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 당시 현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이 한국 정가에 떠오르기 시작하며, 각종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루는 원장이 이명박 현 대통령에 대한 일화 하나를 들려주었다.
자신이 뉴욕 지점장으로 있을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현 이 대통령을 부하직원으로 데리고 있었다고 했다. 한 날 정주영 회장이 불시에 뉴욕지점을 방문하여 모두들 잔뜩 긴장했는데, 새내기 이명박 직원만은 태연하더라는 것이다.

정 회장이 지점장인 자신에게 건설자재(?)인가 재고량을 물었고, 정확히 알지 못하던 그가 잠시 머뭇거리자, 새내기 이명박 사원이 나서 서슴없이 만 단위의 재고량을 한자리 숫자까지 보고하여 정회장으로부터 칭찬을 받더라는 것이다.

정회장이 기분 좋게 떠나고 이명박 직원에게 어떻게 그렇게 정확이 알고 있었냐고 물었더니, 사실은 자신도 잘 모른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우리는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의 두둑한 뱃심과 뛰어난 상황 판단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살펴보자면 모두 공과를 함께 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결국 독재화되었지만, 민주주의 기틀을 닦고 공산화를 막아냈다.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國父처럼 존경받고 있다. 정치적으로 많은 부담을 졌던 전두환 대통령은 사회를 안정시키고 올림픽을 유치하는 업적을 남겼다.

국민화합에 노력한 노태우 대통령은 적극적인 북방정책을 추진 사회주의 대국인 중국의 문호를 열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민주주의의 기초를 닦았고,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의 인권을 신장하고, 남북간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약자와 서민, 지방을 위한 정책기조로 경제적 불균형을 시정하여 국민통합을 위한 분배정책을 도입했다.

현 이명박 대통령은 첫 CEO 출신으로서 박정희 대통령 이후 그를 통해 다시 한 번 이 나라의 경제부흥을 기대했다. 특히 울진사람들은 그의 이웃사촌으로서 기대하는 바가 더욱 컸다.

지난 27일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중 가장 큰 업적이 될 만하고, 우리나라 제2의 경제 도약의 엔진동력이 될 만한 위업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47조원에 달한다는 아랍에미리트 원전 플랜트 건설사업이다. 이 사업 수주는 이 대통령의 직접 나서, 적시 적소에 뛰어난 상황 판단력을 발휘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다고 한다.

각종 매스컴에서는 이 대통령의 적극적인 CEO 마인드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는 벌써 제2의 중동건설 붐이 일어나, 우리나라 경제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국내 정치·사회적으로도 많은 국정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잘 풀릴 것 같은 희망적인 분위기이다. 이 분위기가 울진에도 그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경북도와 정부에서는 동해안 에너지 클러스터화 하여 울진도 크게 발전할 것처럼 수년전부터 홍보해 왔다.

그런데 경북도는 내용조차 파악되지 않는 제2원자력연구원이니, 원자력 실증 연구센터니 하는 것을 갑자기 유치한다고 나선 적이 있다. 요 며칠 전에 동해안의 에너지 클러스터 사업과 관련하여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이 포항에 유치됐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대통령의 고장과 이웃해 있는 울진에도 2010년도에는 동해안 에너지벨트사업과 관련해서 어떤 가시적인 플랜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전병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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