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병 식 주 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소극적인 행보를 취했다.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 움직임에 대해 제지를 했거나, 무반응으로 일관함으로서 멀지 않은 장래 자신의 앞날을 도모했다.

이번 선거에 적극 개입함으로서 얻을 것 보다는 잃을 게 많다는 판단을 잘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사람을 심으려다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받을 수 있었다. 평소에도 보통 내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역시 그러했다.

그런데 우리지역 강석호 국회의원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자신의 칼에 피를 묻히고 말았다.
한나라 경북도당 공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아뿔싸! 이건 뭔가 악수를 두고 있다는 강한 필을 받았다.

공천을 신청한 사람은 많은데 줄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무엇이던 강석호의원의 능력으로 보아서는 직접 피를 보지 않고도 거의 자신의 의도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강의원은 많은 후보자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다 보니, 공천을 준 11명의 후보 중 8명은 당선을 시켰지만, 정작 군수 선거 결과는 패배했다. 아무튼 선거는 끝났다.
먼저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리고, 김용수 군수에게도 8년간 노고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앞으로 무소속 군수가 나왔으니, 강의원과의 협력관계도 그렇고 예전과는 다르겠지만, 울진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휘몰아 칠 기세다.
평해와 후포 남남 대결이었고, 김군수가 다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지역간, 인물간 갈등의 소지는 적을 것이지만...

김용수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을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를 하겠다며, 3선 군수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굴직굴직한 울진의 큰 그림을 그려놓고 이를 완성하겠다고 군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군민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울진에 변화와 개혁의 내실있는 군정을 펼치겠다는 임광원 후보의 손을 들어 주었다.

8년간 김용수 군수가 벌여놓은 대단위 사업과 구상들은 많다.
친환경농업육성과 울진엑스포 개최, 울진U 프로젝트 구상, 골프장 유치 등 오산레저타운 건설사업, 해양바이오산업 육성과 바다목장화 사업, 포스텍 해양대학원유치사업, 자율형사립고 설립 등 8개 원전특별지원금 사업 등 그 외에도 많다. 내년에는 도민체전도 유치하여 큰 행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임광원 당선자는 이러한 사업들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중지할 것인지, 아니면 개선할지를 재검토 할 것이다. 임 당선자는 행정고시를 패스하여 도청에서 많은 행정 경험을 쌓은 군수로서의 역량을 지닌 분으로서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그동안 김군수가 지역에 큰 일들을 하면서 능률만을 추구하여 속도를 내다보니 군민의견 수렴에는 약간 소홀이 한 점도 있었다. 임 당선자의 입장은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 충분한 주민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민주성을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다는 입장을 지닌 분으로 안다.

그런데 모든 일은 순리가 있다.
바둑에는 싸우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이 있다. 타협이다. 패자는 아픔이 크다. 승자가 이 아픔을 보듬어 전체 구성원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김군수가 초선 군수 선거뒤에 김정규 전 부지사를 껴안지 못한 것과 전임 군수들에 대한 예우를 소홀히 했던 것을 지금은 후회할 것이다.

지금 울진은 아직도 선거중이다. 서로 상대방을 헐뜯는다.
죽이느니 살리느니, 군수가 4명이고, 부군수가 5명이라느니... 편가르기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은 군정과 울진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승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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