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선량을 위한 10계명-

             김진문 논설위원

울진군의 민선 5기가 출범했다. 취임자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말을 보냄과 동시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본다. ‘당신은 왜 정치인이 되었소?’ 만약 이 물음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갖고 대답할 수 없을 경우에는 지금이라도 정치를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정치인은 ‘다스리는 사람’이다. 다스린다는 것은 ‘다 살린다.’는 뜻이다. 남을 다스리려면 먼저 자신이 공사(公私)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그만큼 투철한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어깨가 무겁겠지만 울진을 이끌 선량들에게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 다음과 같은 10계명을 정중히 제안한다.

1. 초심을 잊지 말라!
개구리에게는 올챙이 시절이 있었다. 나비에게는 번데기 시절이 있었다. 초심(初心)과 (恒心)을 잊지 말라! 정치인이 성공하려면 소신과 초심에 바탕을 둔 뚝심이 있어야 한다.

이 뚝심으로 끝까지 초지일관해야 하며, 자신의 소신에 어긋나는 타협이나 철새습성의 기회주의나 출세와 부귀만을 좇는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줄서기를 하면서 소신과 정의는 접어두고 눈치나 보는 이들이 선거에서 당선될 때 정당과 권력의 하수인이 되고 마는 것을 이미 현실로 직시하고 있다.

2. 군민을 부모처럼 섬기라!
‘오늘부터 울진군민이 울진군수다.’ 임광원 군수의 취임사에 나온 말이다. 울진신문에 실린 각 의원들의 당선 인사말에는 겸손한 마음과 군민을 섬기겠다는 의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 다행스럽다. 지금은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라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시대이다.

3. 공(公)과 사(私)를 구별하라!
정치인들을 불신하는 말 중에 소위 “정치는 사기꾼 기질이 없으면 못 한다”, “정치인의 말은 전부 거짓이다”라는 것이 있다.

이는 기성 정치인을 향한 시민들의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이다. 울진군의 경우라면 과거 일부군수의 추문, 폭력의원, 음주뺑소니의원, 의장선출 돈봉투 로비 사건, 금반지 사건 등 지역 일부 정치인들의 부끄러운 행태를 반면교사로 삼으라!

4. 군민과는 소통하라!
풀뿌리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지역의 ‘아픔과 기쁨’을 우선적으로 느끼는 일이다. 이는 정치인으로서 지역민들과 함께하라는 ‘지상명령’과도 같다.
그러나 군정·의정을 펴다 보면 초심이 금세 무뎌지고 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차츰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조언자들을 무시하며, 독단으로 일을 처리하기 일쑤다. 여기에 온갖 비리와 부패가 싹트기도 한다. 소통의 방법은 다양하다. 주요현안에 대해서는 군민대토론회라도 열라! 목적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는 과정이다.

5.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라!
‘公約은 空約이고, 空約이라도 크게 떠드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선거’라는 망상을 깨라. 군민들은 여러분이 쓴 공약집을 보관하고 있다. 자신이 약속한 모든 정책들의 집행 과정을 임기 중에 투명하고 확실하게 알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6. 공부하라!
옛날 우스개 소리에 ‘알아야 면장하지!’ 하는 말이 있다. 모르면 면장도 못한다는 뜻이다. 더구나 요즈음 공무원들은 다들 전문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다.

한마디로 똑똑하다. 그들을 능가하려면 행정학, 정치학, 재정학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무식해서는 안 된다. 실력을 갖추려면 언제나 공부하는 선량이 되어야한다.

7. 무조건 거수기가 되지 말라!
의원들은 집행부가 하는 일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라! 당리당략보다 군민의 공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의정활동의 주요 임무중 하나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공천 때문에 중앙당 눈치만 보는 일부 정치인! 소위 공천받기 위한 줄서기로 온갖 부정부패 등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지 않은가?

8. 연간 15일 이상은 육체노동으로 봉사·헌신하라!
육체노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언젠가 ㄱ도 지사인 모단체장이 몸소 1일 택시기사를 하면서 민심을 파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 해에 보름 정도는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과 부대껴야 서민의 아픔과 민심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9. 의회일정을 기억하여 반드시 지키라!
의원의 역할 중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쉬운 의무는 성실한 의회 출석이다. 지각, 조퇴, 이석은 이제 그만. 회의 자료는 미리 분석하고 군민여론을 꼼꼼히 수렴하라. 군민들은 군의원다운 군의원을 바란다.

10. 이쑤시개로 먹을 수 있는 음식만 대접 받으라!
미국 의회의 윤리규정 일부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미 의회가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서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엄격하게 규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로비스트들이 의원들에게 비싼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쑤시개로 먹을 수 있는 음식만 대접 받도록 규정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는 대의민주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러 군민들의 대표가 되어 지역문제를 잘 풀고, 심부름꾼 잘해주시오! 군민들을 행복하게 잘 살게 해주시오!’라는 뜻에서 여러분을 선택했다.

그리하여 4년 후, 심부름꾼 노릇이 불성실해 당신들의 성적표가 초라하다면, 풀뿌리 민초들은 또 다시 표심(表心)으로 정치판을 물갈이 할 것이다.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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