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수 교장 ‘공부보다 인성이 먼저’ ‘Here & Now!’

지금 여기에 적극 참여하라! or ‘Here & Now!’ 어깨가 들썩들썩!


월송정 울울창창한 고송 숲 속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평해중·공업고등학교. 관동팔경 중 제1경인 월송정 가까이에 있다.

아마 우리나라 아름다운 교정을 뽑는다면, 평해중·공고는 앞 쪽에 들어갈 것이다.

월송정에 올라 동해 바다를 바라다 본 송강을 비롯한 옛 시인묵객들은 저마다 심회를 풀어 동해에 띄웠다.

이러한 풍광과 정서 속에서 청소년 시절 교육을 받은 이들은 아마도 유유자적한 품성을 지녀 편협되거나 속 좁은 사람이 없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근래 들어 사람들은 평해공고라 하면, 문제 학교인줄만 알아왔다. 학생들의 자질이 떨어지고 폭력과 비행이 난무하여 특별 선도대상 학교로 여겨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평해공고는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이라는 주제로 경상북도교육청 시범학교 운영보고회를 가졌는데, 이를 기점으로 학교폭력이 전무한 모범학교로 탈바꿈하였다. 이러한 변화의 기류는 평해공고에 축구부와 취미 동아리가 만들어지면서부터라고. 학생들 간에 남을 생각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것.

정인수 교장(55세)은 “아이들에게 ‘Here & Now!’를 복창토록 합니다. 놀 때든지, 공부할 때든지 무엇을 하던 지금 그 자리에서 하는 일에 열중하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입니다. 즐거워 할 때 즐거워 할 줄 아는 것은 자존감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깨우치면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여기서 모교에 대한 주인정신을 접목합니다. 나의학교, 우리 학교가 되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인성교육은 절로 됩니다.

축구를 아무리 잘하면 뭐합니까. 히딩크 시절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 고00, 이00 선수는 당시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하지요. 이 점을 축구부 아이들에게 얘기하고 오히려 축구부가 모범을 보여주기를 당부했더니, 전체 학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손승복 평해중학교 총동창회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온정 출신으로 도교육청 장학사였던 정교장이 이 학교에 부임하면서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축구도 열심히 하고, 사물놀이와 난타동아리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비행 학생들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얼마나 열심히 참여하였는지는, 창단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중학교 사물놀이패가 지난 5월 에어로빅, 바이올린 등 24개 팀이 참가한 남울진JC 주최 ‘한마음음악회’에서 대상을 받은 것으로 보면 알 수 있다. 난타부 역시 올 9월에 있을 화랑문화제에 상위 입상을 기대해도 될 만큼 날로 성장하고 있다.

서양음악을 전공하여 평해중·공고에 부임한지 3년이 되었다는 정은정 교사는 난타패와 사물놀이패 창단의 주역이다. 자유분방한 청소년기의 끼와 재능을 우리 가락을 통해 발산시켜 건전한 청소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처음에는 빈둥거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우리가락의 신명에 빠져 연습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비행에 빠져들 시간이 없습니다. 시간만 나면 손에 잡히는 대로 두드리면서 우리 가락에 심취하니까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매주 두 번 4시간씩 포항에서 올라와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는 이원만(48세, 한터울 난타패 운영) 특기지도교사는 김덕수 전통음악 명인의 제자다. 그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음악 정서를 아이들에게 전수하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고...


                                                                         /전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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