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요!

부부싸움 한번 없는 남다른 사랑


울진읍 연지리(일명 대나리)에는 도로 옆 밭에다 컨테이너를 개조하여 만든 집이 있다. 약 7년째 남편 장익중(34세)씨와 부인 김수현(29세)씨가 살아가는 사랑의 보금자리이다.
부부 모두 사물의 형태 정도만 볼 수 있는 장애 1등급의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늘 밝은 표정을 지으며, 오누이처럼 다정하게 시내를 누빈다.

장익중씨는 ‘2004년도 혼인신고를 했지만, 경제적인 사정으로 아직까지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며, 부인의 손을 꼭 잡았다. 이들의 인연은 맹아학교인 대구 광명학교에 다닐 때였다.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용기가 없어 고백을 못했는데, 선생님이 나서 부부의 연을 맺어 주었다며, 남편의 연애시절을 이야기 하자 부끄러운 듯 수현씨는 얼굴을 붉혔다.

부산이 고향인 수현씨는 시댁 가까이 울진에 살고 있지만, 장애인 복지시설이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요리교실이 없어 남편 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지 못하는 것이 제일 미안하단다.
부부는 아기를 가지고 싶지만, 자신들이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질 때까지 미루어 왔다. 출산을 장려하고 있는 국가정책에 도움을 못줘 죄송하다며 미소 짓는다.

세상에는 하나를 잃으면, 그 대신 얻는 것이 있다는데, 장씨 부부는 시력은 잃은 대신 사랑을 얻었다고 한다. 만나서 지금껏 부부싸움 한번 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면서 남다른 사랑을 가꾸어 가고 있다고 한다.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이들 부부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데, 그것은 이들 부부의 긍정적인 사고 때문이 아닐까! 이들 부부는 장애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불평불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경상도 사나이라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지만,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에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장씨의 결연한 한마디에 수현씨의 두눈에는 벌써 눈물이 고였다.

장애인을 만나면 선입견을 가지고 안스럽게만 생각해왔던 우리들은 장씨 부부의 모습에서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들은 좀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지만, 우리들은 더 큰 마음의 불편함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그들의 밝고 맑고 다정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서 부러움마저 느꼈다.


                                                               /주철우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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