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굽은 자와 곧은 자

김성준 자유기고가/수필가

2025-10-13     울진신문

 

울진문화원장 김성준

공자보다 100년 전에 태어난 ‘관중’은 <관자록>에서 나라를 지탱하는 덕목으로 ‘예(禮) 의(義)염(廉) 치(恥) 라는 네가지를 말하였다.

이 네가지가 잘 지켜 지지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을 보면, 일반 백성들도 지켜야 하겠지만 특히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덕목으로 보인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예를 다 하여야 하고, 모든 일에는 공정하고 바르게 처리해야 하며, 공직자는 무엇보다 청렴하여야 하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은 부끄럽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 의 염 치 중에서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기 시작하고, 둘이 없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셋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지고, 모두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 라고 결론지었다.

나라의 권한을 위임받은 공직자들은 직책이나 계급에 관계없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라 하겠다,

논어 위정편에는 이런 글이 있다,

‘哀公問曰 “ 何爲則民服? ’孔子對曰 “擧直조諸枉 則民服 擧枉조諸直 則民不服”

노나라 군주인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이 정치에 잘 따르겠습니까?” 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곧은 사람을 등용해서 굽은 사람 위에 두면 백성들이 잘 따를 것이고, 굽은 사람을 곧은 사람 위에 두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답했다,

두 말 할 필요없이 계급이 높을수록 정직한 사람을 쓰야한다는 말이다. 우리 속담에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라고 하였다. 권력을 쥔 사람이 깨끗하고 정의롭게 처신한다면, 아래 사람들이 모두 존경하고 따를 것이다.

요즘 TV에 보면 정부 요직에 발탁된 사람들의 청문회가 자주 열린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흠결이 들통 나 자진 사퇴를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청문회 도중 평소의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불거져 청문회 도중에 하차하기도 한다,

끝끝내 청문회를 마친 인사도 흠결이 많아 채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은 데, 통차권자가 직권으로 임명을 강행해서 국무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한다.

국무위원이라 함은 최고 통치권자를 보필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최고의 권력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정의롭고 청렴하며 곧은 자 들이어야 한다. 그런데 청문화 과정을 보면 곧은 자들이라 할 수 없는 자들이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국민을 지도할 자격기준에 미달되는 굽은 자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최고 권력자는 굽은 자들을 직권으로 임명한다.

옛 말에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초가집을 세 번이나 찾아왔다는 뜻이다.

삼국지에 보면, 한(漢)나라 말기의 혼란하던 시대, 유비는 백성을 구제할 큰 뜻을 품고 뛰어난 현자를 구하려고 애를 써다가, 찾아낸 사람이 제갈량이었다. 제갈량은 유비가 찾아 올 때마다 자리를 피했으나, 3번이나 찾아오는 정성을 받아들여 유비를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비는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의 위치이며 제갈량 보다 20살이나 위였다. 신분도 매우 높고 나이도 많아 제갈량에게 굽신거릴 위치가 아니었다. 그러나 인재를 얻기 위해서 군주라는 위엄도 버렸고 연장자 라는 위신도 버렸다.

자신의 자존심이나 지위보다 백성들의 삶을 더 우선시 했다는 얘기다. 이 처럼 현자를 얻기 위해 자기와 정치 노선이 다른 사람이지만 세 번이나 찾아가 애걸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런데 요즘 인재를 등용하는 것을 보니 현자는 커녕, 선거 때 자신을 도운 사람들에 대한 논공행상을 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문 지식이 있던 없던, 부적격자던 말든 나에게 충성한 자라면, 마구 등용하는 듯하여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