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톱 행정을 바라며"

특별기고/ 자유칼럼리스트

2026-02-12     울진신문

 

행정은 복잡하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군 행정 업무라면 어느 창구를 찾더라도 동일한 안내를 받아야 하고, 한 번 정해진 기준은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한 행정 서비스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현장에서 쉽게 흔들릴 수 있음을 경험했다.

사전 안내 전화에서는 직접 방문이 어려운 배우자의 신청이 배우자 신분증만으로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에 두 사람의 주민등록증을 지참해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달랐다. 배우자 신청은 자필 신청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로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방문 전 받은 전화 안내와 다르다는 점을 설명하며, 통화 내용을 휴대전화 녹음으로 재생해 들려주었음에도, 담당자는 자필 신청서가 필요하다는 설명만 반복했다.

확인 결과, 전화 안내를 한 기관과 실제 접수를 받는 기관은 서로 다른 곳이었고,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동일한 군 행정 업무임에도 기관 간 안내 내용과 처리 기준이 달라, 그로 인한 혼란과 불편은 고스란히 군민의 몫이 되었다.

주민등록증은 국가가 발급한 공식적인 신분 확인 수단이며, 자필 신청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절차적 장치다. 그러나 자필 신청서는 객관성과 진실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려운 절차이기도 하다. 자필이라는 요소만으로는 제3자가 대신 작성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전문적인 감정 없이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단순한 행정 서비스 신청 과정에서까지 본인 의사를 별도로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절차인지 되묻고 싶다. 금전적 부담이나 법적 책임이 따르지 않는 행정 서비스라면, 행정은 확인보다 접근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지 않을까. 주민등록증으로 신분이 명확히 확인되는 상황이라면, 자필 신청서는 오히려 불필요한 절차일 수 있다.

다행히 이후 배우자에 한 해 주민등록증만으로 신청이 가능하도록 기준이 일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나, 동일한 사유로 직접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 고령자, 장기 치료 환자, 정신적 어려움으로 외출이 곤란한 경우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이 기준이 특정 관계에만 한정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이들은 여전히 행정의 문턱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개선을 요청한다. 동일한 군 행정 업무에 대해 기관 간 안내 및 접수 기준을 통일할 것 단순 행정 서비스일 경우 신분 확인이 가능한 경우, 불필요한 자필 요건을 없앨 것 직접 방문이 어려운 민원인을 고려한 대리 신청 기준을 명확히 마련할 것.

행정 절차의 목적은 확인 자체가 아니라, 군민의 접근성과 편의를 보장하는 데 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행정에서 하나의 기준은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절차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넘어야 할 큰 문턱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사회로 접어든 지금, 행정은 규정상 어렵다는 설명보다 한 번의 방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번 작은 문제 제기가 보다 나은 기준 마련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군민의 불편을 줄이고 군민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향으로 행정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숙 자유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