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와 목적이 사라진 내란?
울진논단/ 전병식 발행인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어제 있은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판결은 법리와 상식을 정면으로 거스른 ‘기괴한 판결’로 기록될 것이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명백한 권한 남용과 절차적 불법성을 목도하고도, 모든 불법적인 과정을 면죄해 주었다. 이는 사실상 사법부가 헌정 질서를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이기를 포기하고, 정치적 격랑의 한복판에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이다.
본래 멸치잡이 허가를 받은 ‘멸치배’는 멸치만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주역인 멸치배 공수처는 관할권도, 포획권도 없는 먼바다로 나가 ‘고래’를 사냥했다. 심지어 이웃집의 포경용 작살까지 슬쩍했다. 수사권 없는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행위는 국가 공권력의 ‘일탈’ 이다.
상식적인 사법부라면 멸치배의 무법천지를 엄단하고, 불법으로 포획한 고래를 즉시 방생하는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논리는 참담했다. “멸치배가 고래를 잡았으니, 수단의 불법성을 따지지 않고 그 결과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독나무에서 열린 열매는 독이 있다’ 는 독수독과(毒樹毒果) 법언을 뿌리째 뽑아버린 처사다.
공수처라는 멸치배가 내란이라는 거대 고래를 발견했다면, 법 절차에 따라 즉시 포경선인 검찰에 이첩했어야 한다. 권한 밖의 수사를 억지로 밀어붙인 시점부터 법적 정당성은 소멸되고 만 것.
절차가 무너진 수사는 정의가 아니라 폭력이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수사기관의 절차적 반칙에 눈을 감으며,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더욱 큰 잘못은 재판부가 범죄 구성의 핵심요건인 ‘동기’와 ‘목적’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점이다.
형법상 내란죄가 성립하려면 "국헌문란" 의 목적이 엄격히 입증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가장 많은 계엄군을 선관위에 투입시켜, ‘부정선거’ 라는 민주체제 위협의 거대 악을 제거하려 했는데, 지귀연 부장은 이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묻지마 판결' 을 내렸다.
이번 판결 선고에서 지 부장은 다 듣고 있을 수도 없을 만큼의 많은 말을 하였지만, 결론적으로 한마디로 압축하면, 앙고 빠진 찐방이었다.
삼권분립 체제 하에서 대통령의 계엄권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헌법 고유권한이다. 일반 잡범 다루듯 대통령을 몰아세우며 내란 수괴로 몰아 간 재판이야말로, "대통령이 내란을?" 이라는 국민적 상식을 뒤엎어 버린 사법부의 ‘ 내란’ 에 다름아니다.
이번 판결로 대한민국 사법부는 헌법의 수호자가 아닌, 특정 진영의 정치적 행동대장으로 전락했다. 정당성 없는 수사가 유죄의 근거가 되는 세상에서, 어느 국민이 법의 보호를 믿을 수 있겠나.
이제 공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궤변을 과감히 바로잡아야 한다. 계엄 선포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국가 안보를 위한 고뇌에 찬 고도의 정치적 결단은 아니었는지의 그 실체적 진실을 재규명해야 한다.
수사기관의 절차적 반칙을 엄중히 단죄하여, 거꾸로 선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항소심의 현명한 판단만이 ‘사망선고’를 받은 대한민국 법치를 다시 심폐소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