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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환의 원자력 세상 보기⑧: “물을 소가 먹는다면 우유가 되지만, 뱀이 먹는다면 독이 된다.” ―『원자력산업 2004/9』에 기고한 원고 일부임― 〈헷갈리는 원전센터 공모 로드맵〉 9월15일까지 원전센터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 장들은 예비신청을 해야 된다. 제2단계의 디데이가 코앞에 닥쳤는데, 조바심으로 애타게 밤낮을 지세는 것은 그 사업 책임자인 산자부 장관보다 정작은 청원했던 주민들 쪽일까 싶다. 청원한 7 개의 시군 지자체장들은 주민들의 의사를 아랑곳하지 않고 저들끼리 원전센터 유치 예비신청을 거부키로 함께 담합했다고 전해진다. 청원하지 않았던 다른 시군 지자체 장들도 예비 신청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저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저들끼리 담합하여 거부하면, 모든 정책사업들이 저들 생각대로 이뤄질 것이란 전술은 머릿속이 텅 빈자들의 아집일 수밖에 없다. 공인의 결격사유에 해당한다. 그래서 청원한 주민들만 가슴을 조인다. 공인들이 담합하면 공정거래법은 허용해주고, 보통 국민들이 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다스리는 차별화 법 조항이 어디에 있었던가? 감사원이 공정거래 위반행위의 못된 버릇 좀, 이번에 고쳐주기를 제소하자. 원전센터 유치는 지자체의 내-뜰-안 문제지, 밖인 네-뜰-안 문제는 아니다. 저들은 자기 관할 권역이나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지도 모르고 있다. 남 눈치 살펴야 될 일은 더더욱 아니다. ‘공론화 기구’ 란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금년 2월초에 정부가 공고한 원전센터 후보지 재-공모 로드맵는 어디에도 그런 용어나 뉘앙스를 풍길 낱말은 없다. 애타는 모양새를 그렇게도 풍기려고 기를 쓴다면, 공고 내용 문구들 중에서 좀 비슷하게 구실이라도 달만한 용어로 작명해도 좋을 것을? 해당 정책사업을 추진할 팀에 속한 하고많은 공무원들 중에는 그런 아이디어 메이커도 없었단 말인가? 우리 법에는 산자부 장관이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배타적인 권한을 위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가 눈치를 보면서 정부의 조직에도 없는 한 단체에 러브 콜을 해야 될 딱한 처지에 놓였다니, 장관 할 일이 저들을 다독거리면서 위의 눈치만 살피면 된다는 말인가? 모두가 내 책임과 권리를 포기한 듯한 원전센터 유치 사업은 어디로 가야하나? 〈“법대로”〉 18년 동안, 원전센터 추진에서 걸림돌은 해당 주민들 반대 주장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는 오히려 정부 쪽이 이슈의 진원지다. 원전센터 로드맵의 일차 관문은 무난히 넘겼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산자부 장관도 예상 못했던, 정부 안에서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 때문에 그 대안으로 ‘공론화 기구’의 한 아이디어가 공고된 로드맵 중간에 한 틈새로 끼려한다. 원전센터 유치를 청원했던 주민들은 혼란에 빠져 어지럽다. 그들은 국가적인 정책사업을 충정으로 받아들였고, 그 고생을 하면서 일차 관문을 막 통과하고 나니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사업 추진의 주체인 정부 쪽에서 실랑이가 벌어진다니 어떻게 된 영문을 모르겠다고 야단들이다. 원전센터는 이래저래 말썽이다. 한 말로, 정부 소신 부재이다. 산자부든, 청와대든, 열린우리당이든, 너-나할 것 없이 노무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법대로”가 빛을 바랜다. 한 인터넷(권혁창 기자, 연합뉴스 2004. 08-30 06:21)은《공론화 기구 출범하면 선정일정 중단》이란 제목에서 “정부는 현재 세워놓은 부지선정 일정을 진행하면서 공론화를 모색하자는 쪽인데 반해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공론화를 위해서는 모든 원전건설과 원전센터 부지 선정 일정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 양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정부나, 국회나, 청원주민들이나, 환경단체나, 이를 관망하던 국민들이나, 이것을 꼬집는 필자나 너나 내가 따로 없이 모두가 도깨비에 홀리고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극도로 혼란스럽기만 하다. ‘원칙 없는 것이 원칙’인 이런 정부정책을 믿고 고향에 원전센터 유치를 바라면서 미쳐있었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정부가 낸 공고가 수시로 고쳐지는 모습을 가슴을 치면서 바라보며 안타까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시대가 그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데… 이쯤이면, 불교 경전이 준 교훈 ― “같은 물이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다.”(양형진 지음,『과학으로 세상 보기』, 55쪽)―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한 우주공식일지라도, 정부의 논의를 ‘우유’인지 ‘독’인지 구분할 길은 없다. 〈모르쇠 세상〉 작년 정부의 1차 원전센터 공모 10일 전 그리고 지자체가 신청해야 할 마감 날이 닥쳐오면서 필자는 고향 지자체 장에게 고향에 원전센터 유치를 권하던 편지를 3 차례나 보낸 적이 있었다. 아직까지 나리로부터 단 한마디의 답장이나 전화 한통도 없었다. 필자의 공무원 시절에 견준다면, 일종의 민원을 그토록 모르쇠로 무응답 했다면 추상같은 날벼락이 떨어졌을 것이다. 참여정부는 수많은 민원들이 인터넷 바다에 바닷물처럼 쏟아져 나와 감당하기 버거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모르쇠’가 가장 좋은 수단의 방편이란 착각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원전센터와 관련되면, 언론인들이거나 공무원들은 거의 전부가 모르쇠 주의로 일관된다. 필자만큼 원전센터에 관련된 신문 칼럼의 주장들에 거침없이 반론의 편지들을 보냈던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들뿐만 아니다. 심지어는 청와대 비서실에 보낸 편지에도 결과는 닮은 스토리였다. 〈필자의 사연들〉 도대체 무슨 소리들을 편지로 썼기에 그런지 독자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그들 모두에서 다룬 이슈들은 케이스바이케이스로 각각 달랐다. 하지만 필자 반론들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필자의 견해와 지적이었다. 답변이 필요했던 반론도 많았다. 그들 중에서 최근에 보내진 사연의 한 사례를 여기에 공개한다. 비록 공개 전에 당사자와 상의하지 못한 필자의 잘 못은 인정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서는 이미 참조 자들에게도 같은 내용을 복사해서 우편으로 각각 따로 보내진 것이다. 이미 공개된 것으로 생각된다. 당사자에게는 양해를 구한다. 이 원고를 쓰던 시점(9월7일, 시일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까지 당사자를 포함하여 참조로 보낸 이들 중 단, 경북광역단체의 소속인 과학기술 담당관실 한분인 과장으로부터 전화 한통을 받은 것이 고작이다. 그는 편지를 받은 사실 확인을 해 주었고, 답신이 필요한지도 친절하게 문의하였다. 필자는 답신을 원치 않는다고 전하면서 단순 참조 내용임을 강조했고, 아울러 감사를 드렸다. 정부나 인간관계의 신뢰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수준에서부터 시작돼야 되지 않을까? 다음 글들은 편지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다. ---------------------- 《존경하는 김광원 의원님께 진정합니다.》 2004년 8월 27일 국회의원 당선을 늦게나마 축하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국회 농해수산부 분과위원장님의 중책을 맡게 되신 것도 함께 축하를 드립니다. 【글 요약】 김 의원님께서도 잘 알고 계실,〈원전수거물센터: ‘원전센터’〉를 울진에 유치하자는 운동이 주민들 사이에 다시 한번(작년에 이어서) 거세게 일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그동안 제가 그 일로 활동했던 참고자료들을 보내드리며, 그리고 김 위원장님의 도움 없이는 그 일은 더 이상 한발작도 앞으로 내딛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하면서 감히 이 편지를 드립니다. 울진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면서 김 의원님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글을 올립니다. 헤아려 주실 것을 간절히 청원합니다. 【배경】 이 글을 드리기 전에 많은 시간 동안 망설였습니다. 중앙일보(8월 24일자 35쪽)에 실린 문창극 칼럼 “우락샤(붙임참조)”를 다시 꺼내 놓고 몇 번이고 되풀이 읽고나서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 제 소개는 붙임자료인 김용수 울진 군수님께 보내진 3 통의 편지들 중, (1)에 담았기에 생략합니다. 아직 제 주거지는 서울입니다만, 필요에 따라 주소지는 쉽게 고향으로 옮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제가 울진 태생이고, 아직도 500여 년 전부터 저희 주씨 선조들은 대를 이어오면서 울진을 지켜가고 있으며, 그리고 친형님께서는 선친의 가업을 아직도 고향에서 그대로 이어가신다는 사실입니다. 작년에도 이번처럼, 울진군에 원전센터 유치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김용수 군수님이 원전센터 유치를 하려는 사람들의 간절한 청원을 단호히 거부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야 될 정당한 사유를 분명히 밝혔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그 여파는 부안사태와 같은 엄청난 국력 소모사태를 낳고 말았습니다. 원전센터는 울진을 발전시킬 절효의 기회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저의 전공은 원자력공학입니다. 고향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그런 두 가지 요소들이 저를 현장으로 내몰았습니다. 물론, 반핵단체들의 헛소리들도 저를 충동질했을 것임을 밝힙니다. 【지자체장의 결단 필요】 김용수 군수님께서 원전센터 유치를 반대하신다는 자신의 의중을 공식석상에서 수시로 내비치시는 처신들을 울진발전포럼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 근거는 이미 지난 5월 31일 이전에 울진군의 3 개면 주민들(북면, 찬성 42%, 기성면, 42%, 그리고 근남면, 40%)은 충정으로 자발적 원전센터 지방 유치를 청원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어제(8/25) 들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산자부의 한 리서치 조사는 울진주민의 53%(55%임)가 원전센터 유치를 희망한다고 전언합니다. 그 많은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라면, 이젠 군수님의 독단으로 결정해서 밀어붙이고, 거부할 정책사업이라 보기는 어렵게 된 것입니다.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미래 울진발전의 청사진이 그대로 담겨있는 중차대한 사안이 되고 만 것임을 군수님을 포함한 군민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게 된 것입니다. 반드시 정부의 원전센터 부지 선정 로드맵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인 원전센터 예비신청을 본의든 아니든 울진군은 당연히 정부의 절차에 따라 추진시켜야 할 의무를 지게 된 것입니다. 그 현안에 대한 찬반결정은 주민들의 몫으로 돌려줘야 바른 결정입니다. ‘2005년(울진)친환경농업엑스포’ 이벤트를 핑계 삼아 주변의 다소 강경한 반대의 충동질을 받을지라도 주민들에게 주민투표의 기회를 마련해 줘야하고, 그리고 주민들 스스로가 그 일을 결정하게 유도하는 행정은 군수님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벤트란 본래 일회성의 한 굿-잔치에 불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원전센터 유치 현안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울진군의 백년대계를 건 도박과 같은 정책사업인 것입니다. 찬반투표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은 지자체장의 책임소관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미리부터 한 이벤트를 핑계로 주민들 스스로가 결정할 주민투표 권리마저 물리적으로 거부될 경우, 거기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소요사태가 일어난다면, 누가 감당할 것입니까? 그리고 앞으로 그 이벤트 홍보가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까? 【김 의원님께 간청】 저는 울질발전포럼 고문직(전화 054 781 0178)도 자청하였습니다. 8월 26일부터 그 단체는 군 청사 마당에서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만에 하나, 순리에 따르지 아니하고, 거부할 합당한 근거도 밝힘 없이, 군수님의 개인 의사에 따라 일방적인 행정행위로서 예비신청을 거부한다면, 그 결과는 울진군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임을 감히 예측해 봤습니다. 울진발전포럼은 이미 여러 차례 황지성 총 대표님을 통해 그와 같은 예측된 사태의 책임을 군수님이 저야 할 것이란 성명서를 밝힌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일로 군수님께 편지나 전화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 3 번이나 쓴 편지들에 대하여 단 한 번의 답신이나, 또는 전화로나 군수님으로부터 답변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마저 저버리는 군수님께 또다시 간청할 양순한 선비는 아닙니다. 많은 울진군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면서 군수 개인의 판단에만 의존하여 군 행정을 펴가는 일이 없도록 김 의원님께서 주민들 편에 서서 헤아려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끝. 2004년 8월 27일 주 승환 드림. 【붙임자료】 1. 울진 군수님께 드린 3회 서한 사본들(2003년 1월 24일, 동년 6월 10일 그리고 2. 주승환, “방사성 쓰레기 정책 살펴보기”, 원자력산업 2003년 6월호, 28-33 쪽(누락) 3. “ , “「원전센터」재공고를 읽고”, 원자력산업 2004년 3월호, 48-49 쪽 4. “ , “謀事在人, 成事在天”, 원자력산업 2004년 6월호, 40-43 쪽 5. “ , “먹구름 끼는 원전센터 항로”, 원자력산업 2004년 7월호, 32-34 쪽 6. “ , “원전주민들로부터 원자력 문화를”, 원자력산업 2004년 8월호, 38-43 쪽. 참조: 박근혜 한나라당 총재님(157-863 강서구 염창동 274-17번지 한나라당사)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님 이의근 경상북도 광역단체장님(702-702 대구직할시 북구 산격 4동 경북도 청사) 맹형규 국회산업자원분과위원장님(150-702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사무처). -------------------------- 필자는 며칠 전(9월 5일) 울진 현지를 갔었다. 예비신청을 10일 앞둔 군청 안의 일요일은 한가로웠다. 군 당직자만 가끔씩 들락거렸을 뿐, 다른 공휴일의 관가의 모습과는 다르지 않았다. 뜰 주차장 한 모퉁이는 청사 안과는 사뭇 달랐다. 유치단체 청년들 10여 명이 천막을 치고 긴장된 모습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지난달 26일부터 10명 3교대로 24시간 군청을 지키고 있다고 전한다. 군청 관계자는 천막을 걷어치우도록 지시를 했다지만, 그들은 막무가내로 자리를 잡고 앉아있다. 울진군의 달라진 한 모습이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짓은 반핵단체들만이 취할 수 있는 전매특허였다. 하지만, 이젠 그들 헛소리로는 더 이상 울진 주민들을 속일 수 없게 됐다. 그들은 뒤로 숨고, 울진포럼 청년들만이 그들을 대신하여 군청을 지킨다. 일부 청년들은 두 대의 차량으로 홍보 연설의 가두방송을 하고 있었다. 읍내 곳곳에는 백여 개의 현수막들이 걸려있었다. “반핵”, “친핵” 등의 구호를 적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우리 땅 어디에 몰래 감춰둔 “핵”이 있었던가 싶었다. 그들의 구호들은 북한을 제외한, 한국에 없는 핵을 하나같이 규탄하는 내용들이다. 평화의 상징인 “원자력”을, 죽음의 화신으로 보는 “핵폭탄”으로 저들 모두가 착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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