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김복자
“울진군의 농어촌기본소득 불참, 신중함이 아닌 기회의 상실이다”
— 손병복 군수 인터뷰에 대한 반박과 제언 —
최근 울진군 손병복 군수가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불참에 대해 “한시적 사업이며 군비 부담이 과중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군수의 설명은 사실관계와 정책 판단 모두에서 의문을 남긴다. 이번 결정은 ‘재정 부담 회피’가 아니라 ‘군민 기회의 포기’로 읽히기 때문이다.
1. ‘선정 가능성 낮았다’는 이유는 설득력이 약하다
손 군수는 울진군이 지역발전지수(RDI) 4위로 ‘선정 가능성이 낮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국 69개 인구감소 지역이 동일한 조건에서 공모한 만큼, ‘가능성이 낮으니 참여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행정의 책임 회피다.공모는 경쟁이며, 참여 자체가 지역의 의지와 정책 철학을 보여주는 과정이다. 참여하지 않으면 0%지만, 참여했다면 적어도 가능성은 열려 있었다. 울진군은 스스로 그 문을 닫았다.
2. “2년 한시적”이라는 이유는 현실을 오독한 판단이다
시범사업은 언제나 ‘한시적’이다. 그러나 그 목적은 모델을 만들고, 후속사업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정부도 명확히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전국 확대를 검토한다고.즉, 이번 공모에 참여한 지역은 **‘향후 본사업의 우선 대상’**이 되는 셈이다.한시적이라 하여 참여를 회피한 것은, 오히려 울진군이 미래의 본사업에서 소외될 위험을 자초한 것이다.
3. “군비 부담이 크다”는 주장은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 문제다
군수는 2년간 696억 원의 군비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울진군은 이미 매년 의료원 114억, 무료버스 42억, 울진사랑카드 24억 등 총 323억 원의 울진형 복지를 시행하고 있다.이 중 상당수는 보조성·운영성 예산으로, 투자 대비 주민 만족도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항목도 많다.년간 348억 원은 년간 전체 예산 8천억 원 대비 4% 수준이다.**‘예산이 없어서 못 한다’기보다 ‘의지가 없어서 안 한 것’**이다.
4. 의료원 적자 지원과 기본소득은 성격이 다르다
손 군수는 의료원 적자 보전을 군비 지출의 대표 이유로 들었지만, 의료원은 법정 공공의료시설로, 그 운영은 필수 복지 인프라에 해당한다.그렇다고 군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직접 지원을 배제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공공의료 지원은 ‘의료서비스 유지’, 기본소득은 ‘지역경제 순환’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다.두 사업을 대체 관계로 설명하는 것은 정책 논리의 왜곡이다.
5. “원전지원금은 현금 지급 불가” 주장도 더 이상 절대 명제가 아니다
손 군수는 “법령상 개인에게 현금 지급이 불가하다”고 단정했다.그러나 최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발의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은인구감소 지역이 원전 지역자원시설세를 주민에게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즉, 법적 제도는 이미 ‘가능한 방향’으로 열리고 있다.그럼에도 울진군은 이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기보다, ‘불가능하다’는 기존 논리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6. 군민의 합의보다 행정의 리더십이 먼저다
손 군수는 “군민 합의가 필요하다”며 참여 유보를 강조했다.그러나 행정의 역할은 가능성을 제시하고 군민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합의를 핑계로 기회를 놓치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군민의 선택권조차 주지 않은 채 사업을 불참으로 결정한 것은, ‘숙의’가 아니라 ‘배제’다.
7. ‘울진형 복지’는 지속가능해야 하지만, 혁신 또한 필요하다
울진형 복지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새로운 정책 실험’을 막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단순한 현금지원이 아니라, 지역 내 소비 순환, 인구 정착, 사회적 관계망 회복이라는 다층적 효과를 목표로 한다.울진군이 말하는 ‘지속가능성’이 진정 군민의 삶을 위한 것이라면, 미래형 복지 모델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 결론
울진군의 농어촌기본소득 불참은 ‘신중함’이 아니라 **‘주민 기회의 상실’**이다.행정의 리더십은 재정을 핑계로 가능성을 닫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도 길을 여는 데 있다.울진군은 뒤늦게라도 타 지자체의 시범 결과를 검토해,‘울진형 기본소득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제도적 길은 이미 열리고 있다.남은 것은 행정의 결단과 군민의 참여 의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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