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춘호 교수의 지식창고... 37회
울진문인협회 고문
새해가 다시 시작했다. 춘하추동 사계절은 반복하고 되돌아오지만, 세월은 되돌아오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산천도 변화한다. 산 모양과 강줄기도 변경된다. 기후도 달라진다. 길도 새로 나고, 교통 방법도 변화한다. 휴대전화의 일반화로 소통 방법도 바뀐다. 의료와 생명공학의 발달로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지식과 기술의 발달로 생활양식이 달라지고, 인공지능(AI)의 활용으로 변화하는 세월 속에서 살고 있다.
새해가 시작하면 우리는 새해 소망, 목표, 다짐 등의 이름으로 새로운 한해를 살아 갈 계획을 세운다. 일년 계획을 세우는 일 이외에, 변화하는 세월 속에 앞으로 일생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때이기도 하다. 이미 살아가는 기준과 방법을 정하고 실천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알려진 몇가지 지혜들을 살펴보자.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가 1885년 쓴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What Men Live By)”는 셋집에 살면서 낡은 모피코트 한벌을 부부가 돌려가면서 입을 정도로 가난하지만 착실하게 살아가는 구두장이 시몬과 부인 마트료나와 천상에서 벌을 받고 지상의 교회 옆에 알몸으로 떨어진 대천사 미카엘의 이야기이다. 시몬이 미카엘을 집으로 데려와서 6년간 같이 살면서 사람 마음속에 사랑이 있고, 사람은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 이야기 줄거리이다. 톨스토이가 기독교 가르침을 알려주려는 목적으로 쓴 단편이지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게 하는 화두(話頭)가 된다. 사랑은 불교에서 “자비”, 유교에서는 “인(어짐, 仁)”과 대비될 수 있겠다.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고, 일생동안 추구하는 순서를 나타내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사서(四書) 중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글이다. 수신(修身)은 자신의 몸을 바르게 한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수신이 첫 순서이지만, 쉽지 않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먼저 사물의 이치를 궁리해서 밝히는 공부를 하고, 지식을 쌓고, 자기 뜻을 진실하게 세우고, 자기 마음을 바르게 한 다음 단계가 수신이다. 수신은 궁리하고 공부하는 것이 시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수신은 개인적인 일이지만, 제가(齊家)부터 사회와 연결되는 문제이다. 혼자 아무리 수신을 잘 해도 조직, 사회, 국가 및 국제적 변화에 따라서 개인의 “어떻게 살 것인가”가 영향을 받는다. 육이오 전쟁 등을 떠올려보면 개인으로는 불가항력적인 변화였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부터 나온 ‘부국강병(富國强兵)“ 정책은 현대 국제사회에서도 국가의 존립이 개인의 삶에도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문제를 막대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수신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나 국제적 이슈에도 인류애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기여하고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금년 106세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지금도 활발하게 강연하고 책을 쓰고 신문에 기고하고 있다. 일제시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대한민국 독립, 육이오전쟁 등을 겪으며 철학을 연구한 김형석 교수의 강연이나 저서나 글을 통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움이 될 것으로 믿기에 독자 스스로 찾아보기를 권한다.
지금은 컴퓨터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 되었고, 인공지능 활용이 우리 생활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로 사계절도 변화하고, 농수산물 등 식량 생산변동도 심하다. 지하자원도 변화한다. 세상도 평온하지 못하다. 우리와 인류의 지혜가 아직 부족해서 정쟁과 전쟁도 멈추지 않는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지구 한쪽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정도로 우리가 보는 세상도 넓어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새해가 시작하는 이때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