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주 서식지, 여름 철새
회귀 않고 울진서 월동한 듯
물고기만 섭취, 독특한 생태
주로 가을에 찾아오는 대형 맹금류인 물수리(Osprey)가 이례적으로 봄기운이 완연한 3월 중순, 울진 평해남대천에서 포착되었다.
번식지가 북쪽 먼 곳에 있다 보니, 우리나라에는 주로 9월과 10월 사이 바다와 강이 만나는 기수역이나 하천에 잠시 들러 에너지를 보충하고, 동남아시아 등지로 남하하는 '통과철새 (나그네새)' 로 알려져 있다. 늦어도 11월 중순이면 남쪽으로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관찰된 물수리 한 쌍은 가을에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남하하지 않고, 풍부한 어족 자원을 품은 울진 평해남대천에 기대어 겨울을 난 것으로 추정된다. 제철이 아닌 3월에 마주한 물수리의 모습은 무척 낯설면서도 반가운 생태적 풍경이다.
울진 남대천과 왕피천, 평해남대천 일대는 맹금류들의 훌륭한 사냥터이자 휴식처로 꼽힌다. 현장에서 관찰된 물수리 역시 수면 위를 맴돌다 쏜살같이 하강해, 특유의 역동적인 '갈고리 샷' 으로 훌륭하게 사냥을 해냈다.
사냥에 성공한 물수리는 전봇대 위 등 사방이 탁 트인 높은 곳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철저히 경계하며 식사를 즐겼다. 특히 조류들 간의 치열한 먹이 쟁탈전은 생존을 위한 자연의 민낯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물수리의 먹이를 호시탐탐 노리는 까마귀와 까치들이 주변을 에워쌌으며, 유독 까마귀는 식사 중인 물수리 곁으로 바짝 다가가 위협을 가하며 끈질기게 먹이를 빼앗으려 드는 신경전을 벌였다.
예년과 달리 봄바람이 부는 3월에 만난 물수리의 힘찬 날갯짓은 울진 하천 생태계의 건강함과 더불어,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물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오직 물고기만을 주식으로 삼는 독특한 생태적 습성을 지녔다. 사냥할 때는 수면 위 10~30m 상공에서 정지 비행(호버링)을 하며 표적을 노리다가, 순식간에 날개를 접고 총알처럼 하강해 날카로운 발톱으로 물고기를 낚아챈다.
미끄러운 물고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바닥에 가시 같은 돌기가 밀집해 있으며, 발가락 방향을 자유롭게 틀어 먹이를 단단히 고정하여 사냥한다.
캄차카반도나 시베리아 등 북반구 고위도 지역의 탁 트인 수변 절벽이나, 키 큰 침엽수 꼭대기에 거대한 둥지를 틀고 번식한다.
매년 같은 둥지로 돌아와 나뭇가지를 덧대어 둥지를 보수하는 강한 귀소본능을 지녔으며, 수년에 걸쳐 둥지 직경이 2m에 달할 정도로 웅장하게 집을 짓는다.
/황윤길 탐조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