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송이 시즌이다. 능이 역시나 그렇다. 울진의 대게보다 오히려 더 유명한 송이. 올해는 송이 작황도 나쁘지 않고 가격 또한 좋아서 송이산을 가지신 분들은 이 때의 수확을 기다려 보안이 철저하다. 뉴스에서는 밤새도록 텐트를 치고 송이를 지키시는 분도 계시더라만, 울진에는 도로를 탈 때 보이는 날선 플랜카드. “송이 산에 무단출입시 벌금 OO만원
내 책장 귀퉁이엔 내 남동생의 군대 수양록이 꽂혀있다. 녀석은 잊고 있겠지만, 나는 가끔 동생이 보고 싶고 심심할 때면 그 수양록을 읽어보곤 한다.녀석이 군대에 있을 때에는 내가 멀쩡했다. 그 땐 북면 신화리에 살았다. 동생에게 편지도 써주고 휴가 나오면 용돈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란 것은 2008년 뇌염을 앓은 후부터 해본 지가 오래다. 속된
‘허삼관 매혈기(賣血記)’를 읽으며내 아비는 한 번도 나와 어미를 위해자신의 피를 판 적이 없다.술을 팔아 자신의 혈자리를 수차례 썩히긴 했어도인생을 살며우리를 위해 피를 판적도 기도를 판적도 없다.내 어미는 그런 그를 위해 거짓맹세 개의치 않았고 어린 남동생은 청춘을 그을렸으며내 언어의 단발(短髮)은 눈물로 길러져갔다.가족의 기도가
어른들은 늙어가면서 외곬수가 되어간다. 왜 그럴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흔히 민폐를 끼치기가 싫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머리가 점점 나빠지기 때문이다. 기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 사귀기도 귀찮고, 그 테두리 내에서 저장하고 고집도 세어진다.자기만의 세계가 굳어지고 또한 육아와 생계에 지치다 보면, 어느 샌가 새로운 것을 찾기에는 몸도 마음도 안 따
엄마!정말, 귀하고 복된 이름 아닌가. 양수가 많았더랬다. 복동이는 그래서 4주나 빠르게 세상밖으로 나왔다. 다행히 인큐베이터 신세는 지진 않았지만 2kg이 겨우 넘은 이른둥이.엄마인 나는 몸이 허약해서 모유도 먹이질 못했고, 6인실 삼성서울모자병동에서 온갖 광란의 끼를 다 부렸더랬다. 이적 지 내 산후조리는 친정엄마가 하고 있고 친정에 머무르고 있지만 시
별 고모가 돌아가신 밤에 별을 센다 고모가 돌아가신 동네에 그래, 나도 태어났구나 이제야 알았구나, 새벽에 이렇게 별이 많다는 것을 나도 감사하구나 생명이, 살아있음이 말을 쓰는구나, 시를 쓰는구나 별을 쓰는구나 두근대는구나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