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방교회는 특이하게도 봉화군에 속하지만, 울진지역 성도들도 모이고 무엇보다 우리 딸 다예 또래의 아이들로 넘쳐난다. 오랜만에 맛본 교회 점심은 어찌 그리도 풍요롭던지, 잔치날이다. 제때 사먹지 않았던 딸기가 수북이 쌓여 다예는 한 손에는 달걀, 한 손에는 딸기를 조물락 대었다. 2008년 내가 쓰러지기 전, 근무하던 의료원 맞은편 교회 목사님이 인품 좋고,
나는 새장을 하나 샀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든 것이다/ 날뛰는 내 발을 집어넣기 위해 만든 작은 감옥이었던 것처음 그것은 발에 너무 컸다/ 한동안 덜그럭거리는 감옥을 끌고 다녀야 했으니/ 감옥은 작아져야 한다/ 새가 날 때 구두를 감추듯새장에 모자나 구름을 집어 넣어본다/ 그러나 그들은 언덕을 잊고 보리 이랑을 세지 않으며 날지 않는다/ 새장에는 조그만 먹
나는 장날을 좋아한다. 그야말로 내 스스로 촌티가 팍팍 흐르는 것을 실감하는 장날. 익숙한 장날의 풍경이 아니라 쌍전리에서 한 달에 두 어 번 내려와 두리번대며 아이쇼핑을 즐기는 것, 사람구경 하는 것만으로도 잠시잠깐 해방감에 젖어드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촌사람 아니겠는가. 올 설 대목장도 정말 그래서 즐거웠다. 사람도 많고 왁자지껄한 풍경들이 나를 사로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이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삼한사온. 날씨가 그리 궂지는 않다. 폭설은 아직이고, 그래도 춥다. 밀린 빨래를 하고 두돌박이 아이랑 씨름을 하다보니 엊그제 사고 후유증이 밀려온다. 주부 우울증이라고나 할까? 천만다행으로 별로 다친 데는 없었지만 낡은 트럭을 개박살내고 보니, 내 사지가 멀쩡할 리가 없다. 갈비뼈 금이 가고, 목이 많이 아프다. 다행히 중상은 면했다. 기분이 너무나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