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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수필

제목

가을편지

작성자
바람의둥지
등록일
2015-11-04 22:57:19
조회수
862
가을편지


친구야, 너 있어 참 좋으다.
만리길 하늘가에 붉은 노을 지거든
내 그리움 강물되어 잔잔히 머물고
스쳐가는 바람에 붉은 단풍 떨어지면
나는 노란 은행잎 되어
너 앞에 머문다.

친구야, 너 있어 참 좋으다.
잎새 서걱이는 강가에
차곡차곡 쌓이는 추억
시간을 반추하며 밟고보니
그리움 떠나가고 애닯음만 남았구나.

구름에 달 가듯 가버린 시간
노란 호박꽃 따
머리 위에 놓고 놀던 친구야
동짓달 긴밤 돌아오거든
내 하얀 싸락눈 되어
너 위해 노래하는 자장가 되리라.

친구야, 너 있어 참 좋으다.
낮엔 햇빛 되어
밤엔 달빛 되어
닮아가듯 보낸 세월
베틀 위에 걸고 짜니
달그락 달그락
비단 한 폭 되어 펼쳐지더라.
그 위에 도화 한 그루
청산 노는 꾀꼬리 놓아주리니
네 창가 드리우고
나 잊지 말아다오.

친구야, 너 있어 참 좋으다.
동쪽에 쏟아지는 백발
오지 말라
서쪽에 가는 세월
가지 말라
촘촘히 그물 기워 잡아뒀더니
그 속에 황금잉어 한 마리 잡혔더구나.

이제는 쓰라림도 그리움도
은하수 되어 빛나고
안개도 구름도 사라지고
무지개 되어 돌아오더라.

그러니, 친구야
멀리 발 아프게 걸어온 세월
덧없다 탓하지 말고
다시 잡은 두 손 꼬옥 붙들고
소꿉놀이에 모래성 쌓던
그 시절 가을로 가보자꾸나.
작성일:2015-11-04 22: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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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민들레 2015-11-23 10:00:40
친구처럼 좋은 반려자도 없는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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