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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시 수필

제목

메밀묵을 개어보자

작성자
윤정숙
등록일
2016-02-15 23:19:17
조회수
845
하루전에 불린메밀 돌을일어 건져놓고 방앗간에 갈아와서 미지근한 물에불려

양파자루 애벌빨아 고운체에 다시걸러 묵제기를 다시치대 물조절을 단디해서

소매걷고 체에받쳐 돌려가며 저어저어 옹가지대신 스덴대야 곱게받은 메밀물을

가마솥에 앉혀놓고 장작불을 지피고서 큰주걱에 두손담아 저어보세 저어보세

두루두루 저어보세 몇달전에 장가보낸 큰아들은 언제오나 며늘아가 언제오나

토끼같은 우리손자 아장아장 걸어오나 눈에선선 맘에선선 메밀묵이 폴짝끓네

소금살짝 간을하여 솥뚜껑을 덮어놓고 얼른큰불 끌어내고 작은불씨 남겨놓고

솥뚜껑위 대야덮고 뜸을들여 기다리세 기다리세 기다리세 먼길가신 우리낭군

행여살짝 오시려나 기다리고 기다리세 깨끗하게 씻은대야 면보자기 밑에깔고

메밀묵을 퍼서부어 한바가지 퍼다가는 시어머님 드리고요 두바가지 퍼다가는

아주버님 드리고요 세바가지 퍼다담아 시동생님 갖다주오 옆집할매 한바가지

앞집아제 한바가지 이웃사촌 한바가지 울아들은 무얼주노 울아들도 한바가지

솥바닥에 붙은누릉 숟가락에 싹싹긁어 양재기에 퍼다놓고 양념간장 살짝얹어

늦둥이야 먹어봐라 이런맛이 어디있나 인생살이 세상살이 요런맛에 사는구나
작성일:2016-02-15 23: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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