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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 연가
책은 읽어도 읽어도
쌓이지 않는 봄눈
남대천 냇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그 옆 교회 탑은 내 소망 만큼 높은데
십자가는 불을 밝혀 물속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저녁
서쪽 하늘 노을이
붉게 타올라
내 뺨을 물들이면
첫사랑의 추억도
아직 그리움인데
오고 가는 사람들의
얼굴은 잿빛 이다.
산다는 것은
슬픔을 간직하고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
산책길에서 만나는 길가의
유순한 풀들의 속삭임을
말없이 오래 바라보는 하루
시골의 굴뚝에서는
가난한 농부의 슬픔이 깃발처럼 펄럭이며 하늘을 오른다
작성일:2016-03-14 01:4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