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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ㆍ시사토론

제목

점령군

작성자
조선일보
등록일
2017-03-19 17:38:56
조회수
837

[社說] 정부에 손 들고 꼼짝 말라는 점령군 행패 앞으로 어떻겠나

발행일 : 2017.03.15 / 여론/독자 A35 면

▲ 종이신문보기

 

김대중·노무현 정부 외교·안보 부처 고위직 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단체가 지난 13일 "탄핵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온 모든 정책의 탄핵을 의미한다"며 현 정부에 대해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외교·안보 부처 공무원들에게는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했다. 전쟁 때 점령군이 하는 행태와 하나도 다를 게 없다.

이 논평을 낸 '한반도평화포럼'은 임동원·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다. 이들은 김·노 두 정권의 햇볕정책을 실행하고 지지한 사람들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땐 야권이 '전쟁이냐 평화냐'는 구호를 만들어내는 데 막후 역할을 했고 2012년 대선 땐 천안함 폭침 재조사를 주장했다. 지금도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을 직·간접으로 지원하고 있다. 포럼 측은 이번에 낸 논평이 대표단을 포함한 포럼 전체의 뜻이라고 했다.

헌재 결정문에 나와 있듯 탄핵 사유는 한마디로 미르·K스포츠 두 재단 문제가 핵심이다. 그런데도 지난 몇 개월간의 촛불 집회에서는 사드 반대는 물론 이석기와 한상균 석방, 국정교과서 반대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와 무관한 많은 주장이 쏟아졌다. 그때만 해도 다양한 사람이 모이다 보니 일부 극렬 세력이 끼어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김·노 두 정권 안보 정책의 핵심 브레인이었다는 사람들이 정부에 꼼짝 말고 손 들고 있으라고 협박하는 것을 보니 완장 찬 촛불 부대가 바로 이들이었다.

아직 엄연히 정부가 존재하고 있다. 설사 이들이 집권에 성공한다 해도 아직은 아니다. 집권하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한 유엔 대북 제재 무력화, 사드 철거, 미국보다 북한 김정은 먼저 방문 등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테지만 아직은 아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을 수행하는 공직자들에게 더 이상 행패 부리지 말라. 생각과 정책을 달리해도 주장에는 최소한의 품위가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라" "부역하지 말라"는 게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할 말인가. 세계에 공인된 깡패 범죄 집단인 북 정권에는 그토록 이해심을 발휘하면서 같은 대한민국 국민과 공직자들에겐 어떻게 이토록 증오를 품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지금 우리 군과 주한 미군은 북한의 노동급 이상 미사일을 방어할 수단이 전혀 없다. 북과 협상하게 되더라도 먼저 최소한의 군사적 방비는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나라라고 할 수 없다. 이들은 사드를 반대하면서 북 미사일에 군사적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결국 포기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에 대해 "야밤에 도둑질하듯 무기를 가져다 놓는 것"이라고 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를 도둑질로 보는 집단이 집권이 가장 유력하다고 한다. 지금 민주당 안팎에선 완장 부대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 앞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라' '부역하지 말라' 이상의 행패도 나올 것이다.


 

작성일:2017-03-19 17: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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