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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천(梅花川) 여울목
윤석중
굽이쳐 흘러가는 매화천 물살타고
은어 떼 뒤쫓아서 뜀박질 치던 여울목
내 오늘 다시 찾아와 추억을 건져본다.
마을 앞 시냇물에 놓였던 징검다리
길 다란 나무다리 걸쳐있던 아련한 곳
달빛이 흐르는 냇물에 여울소리 물소리.
여름밤 여울목에 달그림자 띄워놓고
모래밭 모여앉아 얘기꽃 피웠던 곳
못 잊을 고향친구들 새삼스레 생각나네.
반백년 지난세월 꿈같은 어린 시절
또래들 대여섯 명 심심풀이 사과서리
푸짐히 서리한 과일 나눠먹던 옛 추억.
이제는 말라가는 매화천 여울목엔
수풀이 우거지고 물소리 끊어져서
삭막한 빈 냇가에서 지난날을 돌아본다.
작성일:2017-05-01 10:3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