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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佛影寺)에서
윤석중
적막이 외로워서 독경(讀經)이 위로하니
바람도 조심스레 기왓골을 기어 넘네.
불영사 고운단풍이 방문객을 부른다.
재잘대는 새소리에 햇빛이 졸고 있고
바위 돌 맑은 물에 천년 수(樹) 아름안네
연못에 석불(石佛)이 내려와 합장(合掌)하고 있구나.
구룡(九龍)이 살던 곳에 부처님 모셔놓고
사바(娑婆)의 중생(衆生)들에 불심(佛心)을 심어주니
연못에 내린 석불 영(石佛 影)은 비구니의 기도여!
상금(尙今)도 천년숨결 온 뜰에 감도는데
서녘 해 뉘엿뉘엿 참배객(參拜客) 가슴에도
잔잔한 불경소리에 싹이 트는 불심이여!
넉넉한 산 품에 안겨 수양(修養)하는 불영사를
천년의 저 사찰(寺刹)을 석불(石佛)이 지켜가니
해맑은 목탁소리도 연꽃 되어 흐른다.
※사바= 불교에서 중생이 갖가지고통을 참고 견더야 하는 이 세상.
상금=지금가지. 아직까지. 수양=지혜, 도덕을 닦음.
작성일:2017-08-06 12:21:23